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08/13


꼬깃 꼬깃 구겨 놓은 종이를 폅니다 손바닥 따스한 열기로 찢겨지지 않도록 조심히 폅니다 

엄마는 간혹 저와 제 여동생을 앉혀두고 말씀하십니다 
네가 여동생 잠들면 잠든 네 여동생 얼굴을 네 엉덩이로 깔아뭉개곤 했어 가끔 손이나 발을 
손톱으로 꼬집거나 해서 어떡해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 나는 여동생이 태어난 것이 위협적이긴 했었나 봐요
우린 두 살 차이. 거의 매일 싸웠어요 엄마 말에 의하면 거의 레슬링 팀처럼 
서로 지지 않으려 서로에게 욕을 하고 안되면 육탄전과 방바닥을 구르며 머리채를 잡고 
거의 고등학생이 다 될 때까지 싸웠던 기억이 납니다 

사고 후에 처음으로 얘기를 나눈 기억이 납니다 
말이 없는-지금도 그렇지만-여동생에게 
내가 사고를 당한 게 다행인 것 같아 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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