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를 들어라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5/16
겨울 옷 중 하나를 남겨두고 다 겨울로 돌아간 것은 지난주가 마지막이었어요. 나는 가장 봄에 가까운 겨울옷 하나를 남겨두었죠.
   
그리고 밤새 쏟아진 폭우에 대피하지 못한 수몰 지역의 반지하 집처럼 오늘 한낮의 기억은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빗물처럼 햇살의 열기로 집안은 아침부터 후끈했습니다.
   
사무실 안에서 최저 온도로 에어컨을 가동하고 일을 하였죠. 도시엔 마지막 겨울옷을 입고 퇴근하는 적적은 반팔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다보며 겉옷을 벗습니다. 정온 동물답지 않은 행보로 사람들이 쳐다보곤 했죠.
   
집으로 돌아오자 샤워를 하기 전 소파에 쓰러지듯이 누워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이 들어버렸어요.
깨어나자 불을 켜지 않은 거실로 모란이 지나다니며 죽었는지 상했는지 손등을 핥고 지나고 있었습니다. 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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