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고 싶을 때 전화해요

조제
조제 · 예술가
2023/03/01
예전에 상담을 갔는데 엄청 울었었다. 선생님이 나를 울렸다. 힘들었던 얘기를 하다가 복받쳐 나혼자 우는 일은 흔했지만, 선생님이 내게 건네 준 말 때문에 우는 일은 드물었다. 그리고 이번처럼 너무 엉엉 울어서 홍수같은 눈물에 밀려 눈에서 렌즈가 떨어져나올 정도로 운 건 처음이었다. 손에 묻은 렌즈를 보고 나조차 깜짝 놀랐다. 게다가 렌즈가 하나만 나오고, 하나는 눈뒤로 돌아가서 나중에 혼자 화장실 가서 빼내느라 애먹었다.

상담 시간이 다 끝나갈 때쯤 선생님이 갑자기 망설이더니 '고독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의 상담 스타일은 원래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거들어주는 편이고(그래서 내가 좋아했고) 먼저 대화주제를 꺼내는 일은 드물었는데 의외의 일이었다. 게다가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니...

얼마전에 혼자 살던 30대 여성이 '고독사'한 기사를 봤다고 했다. 우울하고 사는 것에 지친 여성이 밥을 굶는 방식-아사-으로 죽은 게 7개월이나 지나 발견되었다고. 대학도 나오고 나름 엘리트였는데 회사도 그만두고 그렇게 되었다고.

"조제씨도 우울해지면 밥도 안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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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오랜 노력 끝에 평온을 찾고 그 여정 중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희망과 치유에 대해서. '엄마아빠재판소',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방구석 표류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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