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03/16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

 '지옥'이라는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본 소년심판과 함께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는데요. 신흥 종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이야기한 드라마였는데 거기에 유튜브로 피해자를 지목하고 달려가서 폭행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거든요. 여러 명이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로 저런 세상이면 무서워서 자기 의견 말하고 살 수나 있겠나 싶었는데 그런 일이 드라마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네요. 슬픕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감정에 못 이겨 화를 내는 순간이 생기기도 합니다.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거나 울고 물건을 던져서 해결이 된다면 그러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해결이 안 된 분노는 가장 쉽고 약한 아이에게로 흐르게 됩니다.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말이죠. 순간순간의 해방감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죄책감이 보호자를 잠식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만약 여기서 어떤 스트레스 해소의 감정을 느낀다면 회를 거듭할수록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은 자신의 도덕성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잔혹해지지 않을까요. 각각의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에 이유를 덧붙여가며 자기 합리화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잔인한 행동이나 말을 하고도 그것이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가정폭력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뜬금없이 가정폭력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가정폭력에서 보통 피해자는 어리거나 약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분노가 폭력으로 발산될 때 가장 많은 상처를 받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노약자나 신체적 약자가 아닐까요. 육체적 폭력이 그럴진대 정신적 폭력이라고 다를까 싶습니다. 

내 알 바 아니니까

사이버 렉카들이 분위기를 조장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인터넷이라는 가림막 뒤에서 자신을 숨기고 웃고 떠들며 아무렇지도 않게 피해자를 공격하며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왜곡된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 더 슬프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부분에서 화가 났는데 상대적 약자로 보이는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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