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도착한, 책 내보자는 메신저 (3)

박철현
박철현 인증된 계정 · 끊임없이 묻는 사람
2023/04/12
6년동안 매일 2천자 이상 쓰게 된 이유 (1)
오직 돈 때문에 쓰기 시작했다 (2)

(이 글은 연재글이라 윗 글부터 읽어야 이해가 빠릅니다.)

가게를 했을 때 친하게 지내기도 했었고, 생각도 나와 비슷한 형의 제언, 무엇보다 '적지 않은 원고료'에 마음이 이끌렸다. 이미 밝혔듯이 난 당시 매달 6-7만엔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내 글이 신문지면에 실렸을 때, 그 글의 퀄리티에 대한 두려움은 의외로 없었다. 쓰다보면 어떻게든 글이 나오겠지 싶었다.

그간의 경험 때문이다. 사실 나는 10여년간 저널리스트 생활을 했었다. 그 중 5-6년은 고정급여(월급)을 받기도 했다. 적지 않은 월급을 줬던 <오마이뉴스재팬>, 그리고 월급은 적었지만 내 글에 아무도 간섭하지 않았던 <제이피뉴스>.

특히 <제이피뉴스>에 있었을 땐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매주 일요일 아침에 썼었던 아내와의 러브스토리 연재글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는 이 연재글을 묶은 것으로 2010년에 출간됐다. 책은 절판됐지만 연재글은 아래 링크를 통해 읽을 수 있다. http://m.jpnews.kr/597)
예스24 해당 페이지 캡쳐
그때까지 정치, 경제, 사회라는 딱딱한 분야의 취재만 하던 나는 이 연재 에세이를 쓰면서 글만 써서 먹고 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업작가가 되기 위해 이런 저런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다. 지금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원서 '실패의 본질', 노나카 이쿠지로 외 5인, 주영사)도 그즈음 번역한 책이다.

하지만 애들이 태어나고 크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시도를 접었다. 군소 신문사에서 받는 소소한 고정급여와 불규칙적인 번역일로는 당시 세 명의 아이(지금은 네 명)를 키우기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아이들 때...
박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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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칼럼니스트.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 <어른은 어떻게 돼?>, <이렇게 살아도 돼>,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쓴다는 것>을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본업은 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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