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자는 종교를 유용하다고 여긴다', 세네카의 말로 알려져 있지만..

steinsein
steinsein · 종교학 공부인과 연구인을 방황하는 자
2024/05/28
앞선 글에서 세네카(BCE 4 ~ CE 65)의 명언으로 알려진 말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종교는 일반 사람들은 진실로, 현명한 사람들은 거짓으로 통치자는 유용한 것으로 여긴다.
https://www.wordsandquotes.com/quote/religion-is-regarded-by-the-common-people-as-true-lucius-annaeus-seneca-88
그러나 세네카의 말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세네카의 글에서 해당 표현을 찾아볼 수 없다.
2. 해당 표현과 비슷한 말은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의 《로마 제국 쇠망사(The History of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의 1권 2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황제와 원로원의 정책은 종교에 관한 한, 계몽된 사람들의 성찰과 미신에 사로잡힌 일부 신민들의 습관에 의해 다행히도 뒷받침되었다. 로마 세계에서 유행한 다양한 숭배 방식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진실한 것으로 여겼고, 철학자는 모두 똑같이 거짓된 것으로 보았으며, 행정관은 모두 똑같이 유용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와 같이 관용은 상호 관용뿐만 아니라 심지어 종교적 화합까지도 가져왔다.
The History of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 vol 1. ch. 2
3. 이 내용은 세네카를 인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세네카의 말로 알려진 '종교는 ... 유용한 것'이라는 표현은 기번의 위의 말을 바꿔쓰기 한 버전으로 보인다.

기번의 말이라고 해도, 그 표현의 가치가 상실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전에 위로가 없는 '차가운 종교학'┃Science of Religion을 생각하며라는 글에서 이 명언을 세네카의 말로 인용하는 실수를 저지르긴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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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모색하는 공부인입니다. 종교보다 종교적 인간, 종교문화, 미신 등 인간의 종교적 특성을 볼 수 있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종교 현상에서 종교적 특성을 읽어내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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