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면 속에 존재하는가 : <페르소나 5>

테일러 (허탁)
테일러 (허탁) ·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려 합니다
2023/01/12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쓴다' 는 말은 이제 새삼 새로울 것이 없는 말입니다. 이 말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가장 잘 설명한 사람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학자 중 한 명인 캐나다의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입니다. 그는 초기작이자 대표작인 <자아 연출의 사회학>을 통해 개인과 개인 간의 소통에서 발생하는 연극적 행동에 대해 탐구하였습니다. 

인간은 가면 그 자체인 존재? 
이미지 출처: 11번가


고프먼에 따르면, 인간은 사회적 상호작용 과정에서 누구나 다 연극적 행위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일종의 연기를 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정확히는 상대방이 요구하는 배역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연기를 하게 되는 것이죠.

간단한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알렉스는 본인의 전문성을 보이기 위해 때로는 진료 내용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기억 나는 척을 하기도 합니다. '똑똑하고 전문적인 의사'라는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 그러나 알렉스는 집에 돌아가면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아내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아이를 엄하게 대하기도 합니다. 이 모두가 각기 다른 역할에 따라 수행하는 연극의 역할인 것이죠.  알렉스가 이 연기를 쉴 수 있는 순간은 역할을 수행하는 '전면 공간(무대 위)'가 아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역할을 쉬는 '무대 밖(후면 공간)'에 있을 때 뿐입니다.

그렇다면 진짜 '나'란 따로 존재하는 것일까요? 알렉스의 예로 돌아간다면, 의사 역할을 수행할 때 쓴 가면과 남편 역할을 수행할 때 쓴 가면 중 무엇이 진짜 알렉스일까요? 혹은 무대 밖에서 쉬고 있을 때 나오는 알렉스만이 그의 참 모습일까요? 이 질문들에 고프먼은 모든 상황의 인간에 통틀어서 작용하는 '나'라는 자아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아란 그저 상황에 따라 바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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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을 전공했고, 더 공부하는 중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넓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해 글로 의견을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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