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2/08
   
가끔 커피잔을 비스듬히 기울여 바닥을 들여 다 봅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짓단을 종아리까지 걷어 올립니다. 기울어진 바닥 면으로 등줄기를 기대고 바닥에 발을 디딥니다. 발가락 끝으로 커피가 스며듭니다. 나는 잘 건조된 나무이며 제련된 펄프이고 젖어 본 적이 없는 키친타월이고 젖어도 젖지 않는 커피콩이며 나의 국적은 모호해집니다.
   
커피잔 속에 둥둥 떠 있고 싶은 날입니다.
   
커피색을 빼고 커피 향을 날리고 자리로 돌아갑니다.
   
나는 커피 잔 속을 산책 합니다.
   
나는 산책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좋은 글에 이어쓰기를 달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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