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영웅영화 시리즈는 정말 재미가 없어졌을까
2022/12/07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1.
뜬금없지만 요즘 장안의 화제라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주변의 반응을 보면 "각색을 너무 심하게 해서 원작을 훼손했다"는 의견이 자주 눈에 띈다. 이 의견이 자주 눈에 띄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위에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 팬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작소설 팬들이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만의 이유는 대개 모인다. 가치 판단 없이, 그리고 가차없이 목표("재벌그룹 회장이 되겠다!")를 추구하던 원작의 주인공 캐릭터가 드라마 각색 과정에서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박한슬 작가가 최근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 논란의 맥을 콕 집은 글을 올렸다. 본인의 허락 하에 관련 부분을 인용해보자면,
1.
뜬금없지만 요즘 장안의 화제라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주변의 반응을 보면 "각색을 너무 심하게 해서 원작을 훼손했다"는 의견이 자주 눈에 띈다. 이 의견이 자주 눈에 띄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위에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 팬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작소설 팬들이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만의 이유는 대개 모인다. 가치 판단 없이, 그리고 가차없이 목표("재벌그룹 회장이 되겠다!")를 추구하던 원작의 주인공 캐릭터가 드라마 각색 과정에서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박한슬 작가가 최근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 논란의 맥을 콕 집은 글을 올렸다. 본인의 허락 하에 관련 부분을 인용해보자면,
초반에는 핍진성 있는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기업물-재벌-정치 서스팬스에서 갑자기 진보적 어젠다에 심취한 영웅극 비슷하게 바뀌니까 불만이라는 거지.
근데 사실 극 중에서 왜 그래야만 하는 건지를 이미 한 번 얘기를 했다. 작가들은 극중 등장 인물 한 명의 입을 빌려서 <타이타닉>에 투자해야만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거든.
"<타이타닉>은 초호화 유람선을 타는 부자들이 골탕먹는 이야기다. 사람들이 극장에 달려올 수 밖에 없다. 현실에는 없는 이야기니까."
저 내용은 원작 웹소설에는 없다. 드라마 작가들이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본인들의 인사이트를 녹여낸 것이고 실제로 국내에서 드라마는 저렇게들 만든다는 얘기다.
동의하는 지적이고 분석이다.
2.
드라마 작가들은 왜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재미의 핵심 중 하나였던 주인공 캐릭터를 진보적 어젠다에 심취한 영웅으로 바꿔버렸을까. 여기서 한 번 더 박한슬 작가의 통찰을 빌려보겠다.
웹소설/웹툰이랑 드라마는 타겟 시청층이 다르다. 웹소나 웹툰에서는 빠르고 압도적인 성취 그 자체를 보...
다양성은 좋은데 독과점 억지라는 과유불급이 될까 걱정 권력을 가지면 본색이 나오니 그런 의미에서 마블은 쓰신 의견에 동의하지만 스타워즈는
6부작 입니다 부들부들
흔히들 '요즘 마블' 에 대한 기존 팬들의 불만의 원인을 인종적 다양성과 진보적 어젠다에서 찾습니다. 제가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할 만큼 영화에 해박한 것이 아니어서 긴 글은 쓰지 못하겠습니다만, 새 영화에서 기존의 주·조연들과 그들의 서사를 존중하는 모습이 충분히 보였는지, 마블 제작진이 다양한 문화권의 새로운 팬들을 흡수하겠다면서 기존 팬덤을 헌신짝처럼 내버리거나 심지어는 '유독한' 팬덤인 것처럼 대하지는 않았는지, 저는 그 부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렇다할 문제가 없다면, 그때에야 본문의 분석이 의미를 갖지 않을까 합니다.
미즈 마블의 주인공은 미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이민 가정의 학생이었잖아요. 처음 디즈니에서 그 시리즈를 홍보했을 때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슬림은 뭔가.. 테러의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고 그러니까요. 영상을 즐기진 않는 편이라 해당 시리즈의 주인공 부모의 모국인 파키스탄에 대해 살펴봤더니 재미난게 나오더라고요. 글로벌 IT외주. IT 급부상으로 개발자들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인건비도 동반상승하니 저임금 개발자 시장이 자꾸 이동하고 있는데 파키스탄에 실력있고 저렴한 개발자들이 많이 몰려있다면서요. 한국에서 덜 민감한 정보, 낮은 수준의 개발에 한해서 파키스탄에 외주를 주는 회사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디즈니는 돈이 될만한 캐릭터를 만들잖아요. 인적 자원이 풍부해서 매력적인 노동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 + 임금 인상 여력이 충분해서 향후 소비지출이 기대되는 곳 +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기대수요가 무궁무진한 곳 => 서남아시아
미즈 마블은 못 만든 드라마라기 보다는 안 익숙한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다른 드라마들도 비슷하겠죠. 세계관은 확장되고 지구의 다양한 문화권을 흡수할테니까요. 아마 다음번 미국계 무슬림이 주인공인 드라마나 영화는 이번보다 더 익숙하고 괜찮은 형태로 등장하겠죠. 말씀하신대로 퀄리티는 점점 올라가겠고요.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고 퀄리티가 받쳐주면 재미를 느낄 요소는 하나둘씩 나오기 마련이니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문화다양성을 바탕으로 마블은 한 번 더 도약을 하게 될 수도 있고요.
어... 그리고 우리가 무슬림 히어로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새로운 문화권(성장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소비 시장)의 이민자를 등장시킨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도 있고요. 재미있는건 다 이민자에서 시작해요. ㅎ 미나리도 이민자, 파친코도 이민자, 길가메시는 걍 길가메시... 뮬란은 걍 뮬란... 죄송.. 이민자가 아니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미국 문화는 달러처럼 쉽게 안 망할 것 같아요 ㅎ
레알 마드리드가 아시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위해 쿠보 다케후사를 영입한 것처럼 새로운 소비자들을 위해 디즈니는 새로운 문화를 흡수해서 디즈니스타일로 만드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당. 나름의 생존전략이자 진화가 아닐까 싶어요.
미즈 마블의 주인공은 미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이민 가정의 학생이었잖아요. 처음 디즈니에서 그 시리즈를 홍보했을 때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슬림은 뭔가.. 테러의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고 그러니까요. 영상을 즐기진 않는 편이라 해당 시리즈의 주인공 부모의 모국인 파키스탄에 대해 살펴봤더니 재미난게 나오더라고요. 글로벌 IT외주. IT 급부상으로 개발자들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인건비도 동반상승하니 저임금 개발자 시장이 자꾸 이동하고 있는데 파키스탄에 실력있고 저렴한 개발자들이 많이 몰려있다면서요. 한국에서 덜 민감한 정보, 낮은 수준의 개발에 한해서 파키스탄에 외주를 주는 회사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디즈니는 돈이 될만한 캐릭터를 만들잖아요. 인적 자원이 풍부해서 매력적인 노동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 + 임금 인상 여력이 충분해서 향후 소비지출이 기대되는 곳 +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기대수요가 무궁무진한 곳 => 서남아시아
미즈 마블은 못 만든 드라마라기 보다는 안 익숙한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다른 드라마들도 비슷하겠죠. 세계관은 확장되고 지구의 다양한 문화권을 흡수할테니까요. 아마 다음번 미국계 무슬림이 주인공인 드라마나 영화는 이번보다 더 익숙하고 괜찮은 형태로 등장하겠죠. 말씀하신대로 퀄리티는 점점 올라가겠고요.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고 퀄리티가 받쳐주면 재미를 느낄 요소는 하나둘씩 나오기 마련이니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문화다양성을 바탕으로 마블은 한 번 더 도약을 하게 될 수도 있고요.
어... 그리고 우리가 무슬림 히어로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새로운 문화권(성장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소비 시장)의 이민자를 등장시킨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도 있고요. 재미있는건 다 이민자에서 시작해요. ㅎ 미나리도 이민자, 파친코도 이민자, 길가메시는 걍 길가메시... 뮬란은 걍 뮬란... 죄송.. 이민자가 아니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미국 문화는 달러처럼 쉽게 안 망할 것 같아요 ㅎ
레알 마드리드가 아시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위해 쿠보 다케후사를 영입한 것처럼 새로운 소비자들을 위해 디즈니는 새로운 문화를 흡수해서 디즈니스타일로 만드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당. 나름의 생존전략이자 진화가 아닐까 싶어요.
흔히들 '요즘 마블' 에 대한 기존 팬들의 불만의 원인을 인종적 다양성과 진보적 어젠다에서 찾습니다. 제가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할 만큼 영화에 해박한 것이 아니어서 긴 글은 쓰지 못하겠습니다만, 새 영화에서 기존의 주·조연들과 그들의 서사를 존중하는 모습이 충분히 보였는지, 마블 제작진이 다양한 문화권의 새로운 팬들을 흡수하겠다면서 기존 팬덤을 헌신짝처럼 내버리거나 심지어는 '유독한' 팬덤인 것처럼 대하지는 않았는지, 저는 그 부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렇다할 문제가 없다면, 그때에야 본문의 분석이 의미를 갖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