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로서 나는 노화를 다르게 바라본다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 인증된 계정 · 독보적인 저널리즘
2023/01/10
 By 다니엘라 J. 라마(Daniela J. Lamas)
unsplash
병원에서 환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 의사들은 보통 그 환자의 나이로 시작한다. 75세 노인, 호흡이 가빠짐. 30세 여성, 관절이 붓는 증상. 환자의 나이를 알면 그에 맞는 진단에 집중하게 되고 진료실 들어가기 전에 환자의 모습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이엔 또 다른 역할도 있다. 나이를 빌미로 환자의 이야기를 틀에 끼워 맞추고 비극의 정도를 가늠하려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대학생이 독감에 걸려 호흡부전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용납할 수 없기에 의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의 사망을 막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 환자가 80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노인이라면 임상 개입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 30대 환자에게는 적극적인 화학요법이나 위험한 수술 또는 장기이식도 괜찮겠지만, 70대 환자에게 이러한 개입은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

예전의 나는 인간의 수명이 원래 80~90세에서 끝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아니다. 부모님 연세도 적지 않은 데다 나 역시 40대 '노산'으로 엄마의 삶을 살아가게 되면서 나이와 나이가 갖는 의학적 의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는 노화에 있어 특별한 시대와 공간에 살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올해 80세 됐고, 상원의원의 평균 나이도 역사상 가장 많다. 옛날 같으면 조만간 사망할 것이라는 의학적 진단을 받았을 사람도 지금 시대에는 보통 살아남는다.
뉴욕타임스
한글로 읽는 뉴욕타임스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매주 5회, 뉴욕타임스의 보도 기사와 칼럼을 번역해 소개합니다. * 이 계정은 alookso에서 운영합니다.
599
팔로워 2.2K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