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반응으로 본 '저질 문학' 웹소설

번민하는유태인 · 초짜 엔지니어
2022/12/26
한경닷컴 출처

0.올 하반기, 장안의 화제로 급부상했던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가 종영했습니다.
원작만 대강 따라갔어도 보통은 했을 법한 시나리오를 꺾어버리고 자체적인 결말(그것도 개똥 같은 교훈을 안겨주겠다는 식의)을 내어 버린 드라마 작가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사람들은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반응하며 극도로 좋지 않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지요.

문피아에서 연재되었던 표지. 드라마와는 지향하는 분위기부터가 완전히 다릅니다.

1. 사실 이 자리에서 드라마의 전개가 원작과 얼마나 다르냐에 대한 성토를 늘어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16부작밖에 안 되는 짧은 드라마 속에서, 거의 300화에 달하는 내용 전체의 절반만이라도 다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을 뿐더러 (아마 경제인의 경제활극을 그리는 영웅시대나 자이언트 쯤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소설의 작법과 드라마의 작법은 분명히 달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설의 주된 소비층은 과거로 회귀 후 미래 지식과 냉철한 상황판단능력으로 잘나가는 주인공의 원맨쇼를 보면서 독자인 '나'를 진도준에 이입하는 남성들인 반면, 드라마 작가는 시장의 주 소비층인 여성 시청자들을 완전 배제할 수 없기에 소설에서는 (마지막에서의 활약을 제외하면) 철저한 주변인였던 '여성'의 비중과 로맨스 분량을 전격 부각하였던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제가 문제삼고 싶은 부분은, 이렇게 시궁창에 쳐박은 결과물을 보면서 날아가야 할 비난이 온전히 드라마 작가에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인 '산경'에게도 일정 부분 날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재밌다고 하길레 원작 한번 읽어 봤는데 1화에서 못 버티고 접었다."
 "문체도 유치하고 읽고 난 뒤 남는 것도 없는데 뭐하러 보냐?"
-방영 후 드라마 결말을 욕하는 커뮤니티 반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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