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5/26
못 간다고 전해라
 젖은 머리칼을 말리다 검은 머리 사이 반짝이는 흰 머리칼을 발견했다. 어쩌다 발견하던 흰 머리카락을 더 자주 만나는 날들이다. 우울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하지만 늙음을 반길 사람이 어디 있을까? 제아무리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한들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았다.  거울 앞으로 바짝 다가가 눈을 한껏 치켜뜨고 흰 머리카락 한 가닥을 팽팽하게 붙잡았다. 머리카락 한 올도 소중한 처지라 차마 뽑지 못하고 가위로 두피에서 가장 가깝게 싹둑 잘라냈다. 한동안 눈에 띄지 않겠지.  일터에 실습을 나온 간호학과 학생들의 얼굴은 꽃 같았다. 젊음 그 자체만으로도 환하고 빛이 났다. 생기가 넘치는 학생들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괜스레 질투까지 났다.  젊음은 상대적이라고 치매 예방 교실에 참여하던 할머니들은 내게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듯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그동안의 과정들을 담은 영상을 보는 시간이 있었다. 각자가 만든 작품을 들고 환하게 웃는 사진이 있었...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4/05/28
내 염색의 역사와 새치 커버 스틱
생활/사건사고+5 문화/예술+1 사상/철학/역사+4
일찍 흰머리가 생겼다는 친정어머니처럼 나 역시 20대 후반부터 흰머리(새치)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세가지 색이 공존하는 내 머리를.. 머리색을 사랑한다.



내 염색의 역사

내가 사용하는 커버 스틱. 다른 어떤 회사꺼는 마스카라처럼 생긴 제품도 있다고 들었다. ⓒ청자몽

20대 후반부터 하나, 둘 늘어가던 새치가 32살 무렵 부쩍 늘었다. 몇개월 사이에 허옇게 무더기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필 딱 가르마에 생길게 뭐람. 어떻게 하지? 하다가 마침 외국에 살때라 염색하지 않고 그냥 살았다. 다행이 개인적인 물음 자체가 실례되는 분위기라, 젊은 나이에 염색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한국이었으면 꽤 많이 질문을 받았을테지만.. 염색 안하고 뭐하냐고.

40살에 귀국하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염색을 하기 시작했다. 보름이 지나면 눈에 띄게 올라오기 시작하고,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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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사람
(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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