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취조, 심문, 진술 - 카메라의 눈과 법의 말
류노스케의 「덤불속」에는 ‘검비위사’의 질문에 대한 “나무꾼”, “탁발승”, “호멘”, “노파”(사무라이 아내의 어머니), “도적 타조마루”, “사무라이의 아내”와 무당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고 있는 “사무라이”가 말한 답변들이 나온다. 이 내용들을 모두 종합해보면 살인범이 진짜 누구였는가는 불분명하지만 살인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정황과 그 사건에 얽혀있는 인물들이 처한 곤궁한 당시 시대상에 대한 이해는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그러다 보면 살해된 시신을 목격한 “나무꾼”이 주검이 된 “사무라이”의 가슴팍에 꽂혀있던 단검을 빼 훔칠 수밖에 없는 생활의 곤경이 드러난다. 또 당시 교토 지역 치안 사정의 골칫거리였던 도둑 “타조마루”가 자신의 범행 사실을 자백하는 중에 지배권력을 비난하는 말을 늘어놓는 장면에서 당시 지배층의 윤리와 도덕의 타락상을 엿볼 수도 있다.
「덤불속」에서의 ‘검비위사’와 마찬가지로 「장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