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7년 만에 임신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당시 주위 불임부부가 한둘 상담을 해왔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의사를 소개해 주는 것이었다.
60년대 한 인류학자가 쓴 책을 80년대 말에 읽은 기억이 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인공지능, 복제인간, 로봇 이야기와 더불어 앞으로 인류가 아이를 낳지 못해 멸망한다는 시나리오는 충격적이었다.
유명 산부인과를 찾았더니 자기도 자연임신이 안됐다며 불임 전문의사를 소개했다. 그 의사는 천천히 우리 부부 검사 결과를 보고 말을 아끼며 말했다.
"결혼하고 2년 동안 임신이 안 됐다면 불임 부부라고 불립니다. 두 사람은 아무 문제없어요. 그냥 임신이 안 될 뿐인데 원인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단, 이런 부부가 엄청 많다는 것만 알아 두세요"
우리 부부가 불임이라는 이야기와 자연임신이 안 되는 부부가 많다는 것은 불임 치료센터를 다니며 알게 됐다. 젊은 부부라고 예외는 없다.
요즘에는 자연임신보다 인공수정 아이가 더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