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지인중에 친형의 친구이자 나와도 30년 넘게 알고지낸 친한 형이 있다. 형은 젠틀한 매너와 무난한 성격, 호감형 외모로 인간관계도 좋은 편인데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후 3시에 만남의 거리에서 만나기로 했으면, 보통 사람이라면 2시 50분쯤 여유있게 도착하는 게 일반적인데, 형의 경우 3시에 집에서 출발을 한다. 이런 신비로운 현상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데, 나는 형을 오래동안 알고 지냈기 때문에 대응하는 매뉴얼이 있다. 3시 약속이면 3시 15분~3시 30분 정도에 도착하면 얼추 시간이 맞다. 문제는 누군가 형과 처음 약속을 잡는 사람의 경우, 긴장되는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며칠 전 한 청년이 자가 운전으로 중요한 면접을 보러가는 일이 있었다. 신호대기를 위해 정차하고 있는데, 노인 한 명이 갑자기 본인차에 올라탔다는 것이다. 청년은 "택시가 아니다"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