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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과영화들 ㅣ 김민희는 한국적이다

                                                                            피천득의 수필 << 인연 >> 을 흉내 내자면 박찬욱과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연출한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1958 >> 이라는 영화는 앞좌석에 앉은 관객 머리가 커서 영화 보는 내내 방해가 되었는데,  알고 봤더니 박찬욱 감독이더라. 그와는 세 번 모두 낙원동 아트 시네마에서 만났다. 첫 번째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 거미의 성, 1957 >> 상영관에서, 두 번째는 스즈키 세이준의 << 관동무숙, 1963 >> 상영관에서 그와 우연히 마주쳤다.​공교롭게도 세 번 모두 일본 영화 특별전'에서 만난 꼴이다. 영화 << 아가씨 >> 에서 낭독회의 무대가 되는 장면...
문화/예술 · 언론/미디어 · 젠더/청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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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마인드 ㅣ 무의식의 자기계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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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ㅣ 10% 뇌피셜

​​자기계발서(작가)들이 신화처럼 떠받드는 주장이 있다. 인간은 뇌를 10%만 사용한다 ! 이 주장을 확대해서 과장하자면 아이큐 100인 사람이 자신의 뇌를 100% 활용하면 아이큐 1000이 될 수도 있다는 소리이다. 나처럼 지능이 돌고래 아이큐 수준인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자기계발서는 바로 그 점을 노린다. ​이 속설은 19세기에 심리학자였던 윌리엄 제임스가 주장했는데 그는 자신의 저서(1908)에서 " 사람은 자신이 실제 가진 조건보다 훨씬 못한 정도의 정신과 신체를 사용한다 " 라고 주장했다. 뇌파 측정이 불가능했던 19세기 말에 태어난 그는 어떤 방식을 사용해서 뇌를 측정한 것일까 ? 이 주장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인데 자기계발서의 고조할아버지인 데일 카네기가 << 인관관계론 >> 에서 이 주장을 인용하면서 이후에 그것은 자기계발서의 쓰빽따끌하며 언비리버블한 신앙 간증 서사...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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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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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지옥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에드 맥베인의 < 킹의 몸값 (1959년) > 을 영화로 만들었다.  범죄 영화의 걸작, < 천국과 지옥(1963) > 이다. 그가 주로 대문호의 고전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사실 (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맥베스를 각색한 '거미집의성', 리어왕을 각색한 '란'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를 각색한 ' 산다 ' ) 을 감안하면 그 당시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현대 범죄 소설을 선택한 것은 꽤나 이례적이었다.  << 천국과 지옥 >> 은 영화 촬영장을 전쟁터처럼 만들었던, 혈기왕성했던 시절에 비추면 이 작품은 아기자기한 소품처럼 보이지만 그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걸작'이다. 천국 편에 해당되는 곤도(소설에서는 더글라스 킹이다)의 거실은 마치 연극 무대처럼 단조롭다. 영화는 거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1시간 남짓 머문다. 이 거실에 있는 소품이라고는 전화와 커튼이 전부'이다....
문화/예술
이완
오염수 방류, 왜 반대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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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와 후쿠시마 ㅣ누가 피해자인가 ?

반딧불의 묘 다카하타 이사오의 걸작 애니메이션 << 반딧불의 묘, 1988 >> 를 보고 울지 않은 이 있을까 ? 울지 않은 사람, 손 !  하드보일드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센티멘탈할 수밖에 없는, 봄날의 버드나무 이파리처럼 야들야들했던 악담 또한 울었다. 흙흙흙. 그런데 이 슬픔이 시원하지는 않다. 찜찜하다. 감독은 이 영화가 반전 영화도 아니고 신파 영화도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2차 대전의 가해 국가가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코스프레하는 태도는 볼썽사납다. 일본이 아무리 피폭국이라 해도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 국가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슬픔에 앞선 반성이다. 일본은 패전국이지 피해국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패전 = 피해'라는 이상한 공식을 만들고는 신파를 남발하고 있다. 일본의 자기 연민을 볼 때마다 역겹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불온한 상상력일까 ? 오펜하이머 일본은 지금도 2차 대전에 대하여 스스로 전쟁 피해자로서의...
한국정치 · 기후/환경 · 국제정치/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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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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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체포 동의안 가결에 대하여

놀랍다. 뉴스 속보가 전해졌다. 이재명 체포 동의안이 가결이 되었다는 것이다. 노무현 탄핵 사건 이후,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체포 동의안 가결 전날, 박광온 원내 대표는 이재명을 찾아간다. 그리고는 단식으로 누운 이재명에게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다음 총선은 나(박광온) 중심으로 총선을 치루겠다. 공천권을 달라. 그렇게 해준다면 민주주의 4.0 소속 의원들은 부결에 표를 던지겠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4.0 소속 의원들은 가결에 표를 던지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체포 동의안 가결이다. 다시 말해서 박광온과 문재인 친위대 역할을 담당했던 민주당 민주주의4.0 소속 의원들은 가결에 표를 던진 것이다. 뭐, 뚜껑은 열리지만 욕은 하지 않겠다. 민주당 지지자도 아니면서 흥분할 필요는 없을 테니깐 말이다. 그래도 설마설마했는데 설마가 사람을 잡는 꼴이 되었다.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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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이 멈추자, 쏟아진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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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교사의 사회

영화 << 케빈에 대하여 >> 에서 감독은 관객에게 괴물이 된 케빈은 타고난 악마적 본성 때문인가, 아니면 부모의 잘못된 양육 때문인가 ? _ 라는 질문을 던진다. 양육과 본성의 문제에 대하여 연구한 많은 사람들은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양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100% 컨트롤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교육과 양육을 통한 교화와 교정의 효과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쁜 기질을 타고난 금쪽이의 잘못은 모두 부모의 양육과 교육 환경 탓으로만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 에바는 케빈을 사랑하지 않지만 사랑하는 척한다는 점에서 위선적 태도를 보인다. 반대로 아들 케빈은 엄마에게 집착하지만 거칠게 배척하는 척한다는 점에서 위악적 태도를 보인다. 윤리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위선적 태도와 위악적 태도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쁜 행동일까 ? 당연...
노동/인권/사회 · 젠더/청년/교육 ·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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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게뭐고 ㅣ 이토록 성실한 결여

   80 넘어서 공부하려니보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고눈 뜨면 잊어버린다아들 둘 딸 둘 다 키웠는데그 세월 조금 잘 알았으면좋았을 것을우리 며느리가 공부한다고자꾸 하라 한다 시어머니 똑똑하라고자꾸 하라 한다- 공부 전문 ㉠       뒤늦게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할머니가 쓴 시다.  제목은 << 공부 >> 다.  원문은 맞춤법이 틀린 문장이 많아서 편집자의 마음으로 고쳤다.  원문은 아래와 같다. ​ 80 너머가 공부할라카이보고 도라서이 이자부고눈 뜨만 이자분다아들 둘 딸 둘 다 키았는데그 세월 쪼매 잘 아랐우면조앗을 거로우리 미느리가 공부한다고자꼬 하라칸다 시어마이 똑똑하라꼬자꼬 하라칸다㉡   " 어떻습니까, 틀린 철자를 고치니 의미 전달이 정확하고 보기 좋죠 ? " _ 라고 말했다가는 문학을 사랑하는 얼룩커들에게 무식한 놈이라며 따귀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과 ㉡은 같은 시이지만 수용자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힌다.  곽두조 할머니가 쓴 ...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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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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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바깥의 존재 ㅣ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 눈에 보이지 않는 젠더 차별 그리고 불이익 ​국가의 자원과 법률 지원 그리고 제도적 혜택은 대부분 주류 집단에 집중적으로 투자되도록 설계된다. 반면에 비주류에 속하는 사회적 소수자들은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모든 백신과 신약은 남성 신체의 표준값(여성은 신약 임상 대상에서 제외)에 맞춰져 있어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약물 부작용에 의한 사고가 많다. 코로나 백신의 경우에도 백신 부작용의 80%(79.1%)가 여성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젠더 차별은 다양한 영역에서 힘을 발휘한다. 관공서의 행정에서도 그것을 엿볼 수 있다. 눈이 많이 내리면 제설 작업을 하게 되는데 우선 순위는 큰 도로가 1순위'다. ▶ 제설 작업 우선 순위를 바꿨을 뿐인데.... 큰 도로의 눈을 치우고 나면 그 다음은 큰 인도, 언덕길, 골목 순으로 제설 작업을 한다. 남성들은 대부분 차를 몰기 때문에 도로 위에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관공서의 제설 작업에서 도로가 1순위로...
젠더/청년/교육 ·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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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노동ㅣ 쿠팡이 창조한 노동 지옥

로맨틱과 멜로의 차이점영화에서 로맨스(틱) 장르와 멜로 장르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로맨스(틱) 장르는 녀남이 오고가다 우연히 자주 만난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화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 이다. 두 사람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아니라 정말로, 정말루, 진짜루 우연히 자주 마주친다. 반면에 멜로는 만나야 하는데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장르다(혹은 결정적 순간에 만나지 못하는 장르다). 어긋남이라는 키워드야말로 멜로의 진정한 에토스'다. 영화 << 파이란 >> 에서 최민식과 장백지는 아슬아슬하게 간발의 차이로 서로 마주치지 못한다. 그럴수록 관객은 환장하게 된다. " 두 사람, 좀..... 만나게 해줍시다, 네에 ? "  전자는 만남의 기회가 자주 발생할수록 재미있고 후자는 만남의 기회를 박탈할수록 슬프다. 그렇기에 두 장르는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비접촉 비대...
노동/인권/사회 · 경제/소비자 ·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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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가는 길 ㅣ 차밍걸을 아십니까 ?

그녀는 2005년 3월 4일에 태어났다. 정유라처럼 혈통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다면 축복이라도 받았겠지만 평범한 부모를 둔 탓에 다른 이보다 몸집이 작았다고 한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고 깃털처럼 가벼웠다고. 고작 몸무게가 430kg 밖에(?!) 안 나갔다고 한다. 경주마 차밍걸 이야기다. 다음은 차밍걸에 대한 중알일보 기사'이다.    을(乙)들의 희망’으로 불리는 경주마 ‘차밍걸’이 1922년 조선경마구락부가 생긴 이래 최다연패 신기록을 세웠다. 2005년 태어난 8세 암말 차밍걸은 26일 경기도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6경주에 출전해 11마리 중에서 9번째로 골인했다. 이로써 2007년 데뷔, 7년간 96번 경주에 출전한 차밍걸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며 자신과 당나루(1995년 기준)가 갖고 있던 95연패 기록을 넘어섰다. <본지 5월 25일자 1, 14 ,15면> 차밍걸은 다른 경주마보다 몸무게 100㎏이 덜 나가는 430㎏의 왜소한 말. 1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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