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낡고 오래된 상이었다. 어른 넷, 아이 셋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상. 된장찌개와 생선과 나물, 일곱 개의 밥그릇과 국그릇이 함께 올라와도 상다리는 끄떡없었다. 시어머니는 처음 상을 폈을 때, 쑥스럽게 말했다. "누구는 이렇게 칠이 다 벗겨졌다고 버리라고 해도, 아직 쓸 만한데 뭐." "그러게요, 어머니. 아직 튼튼한데" 하고 나는 맞장구를 치면서도 속으로는 상이 얼마나 한다고 바꿀 수도 있는 일 아닐까, 생각했다. 나뭇결이 다 일어난 표면에는 길게 유리 테이프가 붙었고, 그마저도 세월 따라 노랗게 변색되었다. 어린 조카들은 테이프를 따라 스티커를 붙여 두기도 했다. 웬만하면 바뀔 것 같지 않던 상이 최근 바뀌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새로운 상을 가져온 무용담을 털어놨고, 나는 귀를 기울였다.
아파트 청소 노동자로 일하는 어머니는 아파트에서 쉽게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새 조미료가 몇십 봉지씩 버려져 있고,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