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왔다. 그리고 오늘 비가 내리면 봄은 슬슬 자리를 내주려 꽃을 떨구고 파란 잎에 기세를 더 돋울 것이다. 아이들은 흩날리는 꽃 잎들을 모아다가 꽃 비 마냥 눈 송이 마냥 던지고 흩뿌리고 지나간다 뒤 따라 걸으시던 엄마는 이 아까운거를~하시면서 그 와중에 살아남은 꽃들을 곱게 모아 한쪽 길가에 밟히지 않게 놓아두신다 땅에 떨어진거라 지저분하다고 엄마 줍지마~하는 나를 엄마는 이 꽃도 다 한 철인데 그냥 스러지기엔 너무 아깝게 예쁘지 않냐 하신다 내년에 또 피고 질 꽃이 뭐가 그리 아까울까 했지만 나보다도 여러날을 더 살아오신 엄마 눈엔 그렇지 않은신가 보다 오랫만에 밭에 갔더니 이제는 밭 일을 하기에 엄마는 연세가 많이 드셔서 힘이드시고 평생 마트와 함께 성장한 나는 가에 핀 모든 파란 잎들은 판매대에 올라가 있지 않기에 그저 풀이다 나의 딸은 그나마 풀은 관심없고 그저 예쁜 꽃을 따다가 머리에 꽂기 바쁘고 가방에 담기 바쁘다 이제 일흔을 바라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