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아이의 자존감을 짓밟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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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처음부터 글씨를 잘 읽었어? 친구들은 글씨를 잘 읽는데 나는 글씨를 잘 못 읽겠어."
아이는 요즘 나와 받침 없는 동화책을 읽고 있다. 집에서 따로 가르치지 않았음에도 유치원에서 배우지 않은 글자 외에 받침 없는 글자를 곧잘 읽는 아이가 참 대견하고 신기하기까지 했기에 아이의 자신감 잃은 말투가 나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엽아 누구도 처음부터 글자를 다 아는 사람은 없어. 엄마도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여러 번 반복해서 책을 보다 보니까 저절로 알게 됐어. 글자를 억지로 외우려고 애쓰지 마. 나중에 커서 글자 모르는 사람은 없단다. 엽이가 걱정 안 해도 글자는 저절로 알게 되는 거니까 책은 그냥 재미있게 보고 상상하면 되는 거야. 엽이는 이미 아는 글자가 너무 많아. 참 잘하고 있어."
그렇게 속상한 듯 묻던 아이의 물음에 답을 해주고도 생선 가시가 이에 낀 듯 시무룩한 아이의 표정이 한동안 내 가슴에 껴서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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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엽이 2학기도 잘 지냈고 1학기 보다 더욱 나아지고 성장했어요. 지금처럼만 지내면 일곱 살이 되어도 걱정 없이 잘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