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의 단편 영화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7/21




산책하며 바라다본 가로수들은 나뭇잎 하나 움직이지 않고 스냅 사진 속의 풍경처럼 정지되어있습니다. 나는 그 풍경 속을 걸어 들어가 천천히 길을 따라 걷습니다. 걷는다는 것 멈춰서서 고개를 든다는 것 숨을 쉰다는 것 모든 것이 땀을 흘리게 합니다. 
   
살아있는 것은 꽤나 덥습니다. 
   
바람이 풀지 않는 풍경에는 사람도 없습니다. 
벗겨내기도 힘겨운 땀에 젖은 남방을 벗어내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옵니다. 한결 상쾌해진 몸이었다가 머리카락이 마르며 다시 염증 같은 더위에 놓여 무엇을 해야 할지 잠시 말을 더듬듯이 생각을 더듬습니다.
   
늘 같은 단어에서 말을 더듬듯이 말이죠.
   
여름밤이 길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더위 때문이겠죠…. 그리고 가장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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