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의 거장 김지수를 인터뷰하다!

박산호
박산호 인증된 계정 · 번역가, 에세이스트, 소설가
2023/03/10

   
   
약속 장소인 카페로 우리 시대 가장 노련한 인터뷰어이자 기자이자 작가인 김지수가 들어왔다. 초록색 블라우스에 초록색 귀걸이를 한 모습이 평소 그가 쓰는 언어처럼 화사하면서 품위가 있었다. 이 시대 다양한 현인들을 만나 그들의 지혜를 가장 생생하고 유려한 언어로 전달하는 마인드 커넥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저는 인생에서 큰 위기를 두 번 통과하면서 예전의 저와 사뭇 다른 사람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위기는 이혼이었고, 두 번째 위기는 아이가 공황장애에 걸렸을 때였어요. 위기가 닥칠 때마다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저라는 사람이 한층 더 성장하고 깊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듯 사람마다 현재의 그 사람을 만든 위기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현재의 김지수 기자님을 만든 가장 큰 고난은 뭐였을까요? 
   

-첫 질문을 받고 잠시 멍해졌습니다. 제 생각에 ‘고난과 재능에 어떻게 반응하는가’가 인생의 전부인 것 같습니다. 재능 때문에 고난이 오기도 하고 고난 덕분에 재능이 오기도 하는데, 저는 후자인 것 같습니다. 고난은 제 인생의 디폴트이자 인생 자체였어요. 


사실 제 인생은 시작부터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결손 가정이었고, 지극히 가난했어요. 친어머니는 제가 두세 살 무렵 세상을 떠나셨다고 들었어요. 새어머니는 성정이 난폭한 분이셨고, 저에게 감정적, 육체적 학대를 많이 하셨습니다. 아버지도 폭력적인 성향이 강하셔서 집안이 편안할 날이 없었죠. 

   
   
박-정말 놀랍고 의외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봐온 김지수 작가님의 이미지는 굉장히 완벽해 보이고, 무엇보다 부유한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나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아왔을 것 같았는데. 그렇다면 어린 김지수는 그런 고난 속에서 어떻게 지금의 김지수가 될 수 있었을까요?

   
   
-제가 기억하기로 전 어렸을 때부터 자아가 강했고, 주위에 본받을만한 어른이 없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세상을, 어른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며 판단하는 성향이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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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좀 특별한 전문가들을 만나 그들의 일, 철학,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인터뷰 시리즈. 한 권의 책이자 하나의 우주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곳에서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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