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를 위하여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4/03/28
알라딘 제공

독(毒)이 있는 것을 사랑했다. 내가 짝사랑했던 대상은 모두 독을 품은 것이었다. 독거미나 독사를 볼 때마다 그 아름다움에 현혹되었다. 사람들은 상처를 치유하는 행위가 사랑이라고 말했지만 내 눈에는 상처를 주는 대상이야말로 사랑하는 존재였다. 생강에는 그런 맛이 있다. 그것은 독의 맛이다. 씹으면 통증과 마비를 일으킨다. 어느 것은 꿀과 즙으로 대상을 유혹하지만 생강은 그 어느 누구도 유혹하지 않는다. 아픈 것투성이'다. 김신용, 이연주 그리고 최승자의 시가 그렇다.



​y를 위하여

너는 날 버렸지,
이젠 헤어지자고
너는 날 버렸지,
산 속에서 바닷가에서
나는 날 버렸지

수술대 위에 다리를 벌리고 누웠을 때
시멘트 지붕을 뚫고 하늘이 보이고
날아가는 새들의 폐벽에 가득한 공기도 보였어

하나 둘 셋 넷 다섯도 못 넘기고
지붕도 하늘도 새도 보이잖고
그러나 난 죽으면서 보았어
나와 내 아이가 이 도시의 시궁창 속으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848
팔로워 296
팔로잉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