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수집하고, 절망하고, 버리고, 절망하고...

박인하
박인하 인증된 계정 · 만화평론가, 만화연구자
2023/01/28
2022년 7월 29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에서 ‘만화잡지 창간호전’이 열렸다. 1982년 창간된 <만화보물섬>을 시작으로 만화잡지의 연대기를 구성했다. <만화왕국>, <아이큐점프>, <소년챔프>, <르네상스>, <댕기>, <윙크>와 같은 주요 만화잡지 창간호의 실물이 전시되었다. 많은 관람객이 찾아 오래전 즐겨 보았던 추억을 회상했다. 8월 28일 종료 예정이었던 전시가 9월 14일까지 연장되었다. 전시를 주관한 한국만화가협회는 총 51권의 만화잡지 창간호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 기증했다. 정확히 내가 기증했다.
만화잡지 창간호전 포스터(출처 : 한국만화가협회 홈페이지)
한국만화가협회가 주관한 ‘만화잡지 창간호전’에 바탕이 된 만화잡지창간호는 모두 내가 소장하던 자료다. <만화왕국>이나 <아이큐점프>, <소년챔프> 창간호의 경우 온라인 경매 등에서 꽤 비싼값에 팔린다. 많은 이들이 물었다. 왜 이 귀한 책을 기증하세요? 아마 더 묻고 싶은 질문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 책을 가지고 계세요? 이 글은 두 질문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이 책을 가지고 계세요? 왜 이 귀한 책을 기증하세요?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달라 보이지만 실은 같다.
아이큐점프 창간호, 만화왕국 창간호, 르네상스 창간호 온라인 헌책방 판매 페이지 캡처
어떻게 이 책을 가지고 계세요?

나는 만화를 좋아한다. 좋아할 뿐 아니라 1995년 지금은 없어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만화평론 부문에 당선된 뒤 만화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만화를 가르친다. 만화를 사서 읽는 것이 직업의 기본이다. 만화를 좋아하고, 만화를 읽고 가르치는 것이 직업이니 만화책을 사야하고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상식은 왜 통용되지 못할까? 

간단하다. 만화책은 읽으면 버리는 책이니까. 1970-80년대 초등학교에선 정기적으로 폐품을 수집했다. 내가 가지고 가는 ...
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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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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