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하면서 깨닫는 느린 인생

젠남
젠남 인증된 계정 · 일하고 음악 듣고 글을 씁니다.
2023/01/02
차 선생님에게 가는 길은 항상 즐겁고 설렌다. 
물을 끓이고 다기를 예열하고 찻잎을 정성스레 손질하여 찻잎을 살짝 씻어내는 세차(洗茶)를 하고 찻물을 우린다. 첫 번째 탕도 충분히 향기롭고 맛있지만 두 번째 탕은 깊고 진하다. 세 번째 탕도 좋다. 내가 내리면 첫 번째 탕은 맛이 떨어지지만 선생님이 우려 주시면 아주 좋다. 그래도 첫 번째 탕은 살짝 아쉽다.

사진 : 젠남

요리를 하면서 이 이치를 또 깨닫는다. 
음식이 되려면 일정한 온도로 가열을 해야 하고 알맞은 온도와 시간이 필요하다. 
급하지 않게 팬을 냄비를 달군 후에 재료를 올려야 하는데 마음이 급하면 간단한 달걀프라이도 망치기 쉽다. 

2022년 성탄절에 우리 집에 놀러 온 아기 조카를 위해 고구마 맛탕을 오랜만에 튀겼다. 고구마를 소금과 설탕에 버무린 후에 기름에 튀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요리인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달콤하면서도 짭짤하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한다. 

튀김 냄비에 기름을 넉넉히 부었다. 중불로 서서히 기름을 가열한다. 시간이 없다고 센 불에 기름을 데우면 재료를 넣었을 때 타기 쉽다. 미리 버무려 놓은 고구마에서...
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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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음악 애호가입니다. 에세이 <곤란할 땐 옆집 언니>의 저자이며 국악, 클래식,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다니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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