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발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2/19
한동안 양말을 열심히 찾아 신었다. 평소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집 안에서 양말을 신다니... 그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내복을 입지 않는 겨울이란 생각할 수도 없지만 유독 발에만 열이 많은지 실내에서는 갑갑해서 양말을 신지 못한다. 집에 들어서면 맨 먼저 양말을 벗어던지는건 물론이고 식당에라도 가면 몰래 양말을 벗고 있기 일쑤다.
그러나 몸 컨디션이 안 좋거나 열이 있으면 발에 찬 게 닿는 게 싫어 양말을 찾게된다.
양말을 신으며 엄마를 생각했다.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계시고 밤에 겨우 거실 화장실까지 가실 때도 양말을 찾아 신고 가셨던 엄마.  그땐  이해할 수 없었는데 발이 찬게 그렇게 싫으셨나 보다.

엄마는 내가 발을 내놓고 맨발로 있는 걸 몹시 싫어하셨다. 그건 오로지 내 발이 못 생겨 보기 흉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내가 맨발로 있으면 어김없이 양말이나 덧버선을 슬며시 내밀며, 이거 신고 있어라. 보기 싫다. 하고 말씀하셨다.
듣기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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