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물쓰듯 한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12/07
물이 나오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 수돗물을 트니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얼었나?  생각했지만 겨우 영하 3도의 기온에 물이 얼 리가 만무하다.
이런 사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받아 둔 물이라곤  달랑 난로 위에 얹어 둔 주전자 하나가 전부다.
물이 안 나오는 그 순간 부터는 거지가 따로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짜증과 절망감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우리집 뿐만 아니라 같은 물탱크를 사용하는 인근의 몇 집도 다 안 나온다는 걸 보니 물탱크나 모터나 그런 쪽에 고장이 났으리라 짐작이 되었다.
먹는 물은 생수가 있으니 됐고  화장실 변기물은 우선 작은 연못물을  퍼와서 사용하기로 했다.
아침밥은 유부초밥과 어제 끓여 둔 배춧국을, 점심은 주전자물로 국수를 삶아 먹었다.

오후에 기술자들이 와서 중간에 배관이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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