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눈물 – 다큐멘터리 <길 위에 김대중>을 보고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4/01/12
세 번의 눈물 – 다큐멘터리 <길 위에 김대중>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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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초입에서 21세기의 4반세기에 이르는 두 갑자의 기간 동안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일군 나라라면 대한민국을 빼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20세기 초반 제대로 저항도 못해 보고 외국의 식민지로 떨어지고 겨우 해방된 뒤에는 좌우남북 갈려 피를 강물처럼 흘리고 국토는 초토화됐다. 그 즈음의 한국인이 타임 터널을 통해 오늘날을 방문한다면 그는 놀라워하다 못해 충격으로 쓰러져 산소 마스크를 쓸 지도 모른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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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망한 변신의 역사를 쓴 것은 결국 한국인들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더 다양한 사람들이 악으로 깡으로, 자신들을 갈아넣고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싸우고, 지지고 볶으면서 이 변화를 일궜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보다는 큰 역량으로, 깊은 영향력을 발휘하며, 더 거대한 변화를 일궈낸 거인들 또한 여럿 있었다. 그들에 대한 종합적 평가는 저마다 다를 수 있고, 더욱 냉철하게 진행돼야겠지만 박정희든, 정주영이든, 김영삼이든 난세(亂世)의 가닥을 잡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끌어갔던 이들 말이다. 그 거인들 가운데 김대중 이름 석 자가 빠질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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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김대중>이라는 다큐멘터리의 첫인상은 ‘제목을 잘못 지었네’였다. <길 위의 김대중>이면 몰라도 <길 위에 김대중>이라니. 영화를 보면서 그 의문은 자연스럽게 풀렸다. 다큐멘터리 중에 등장하는 김대중의 독백 때문이었다. “"나는 늘 길 위에 있었다. 어디서든 부르면 달려갔다. 많은 사람이 내 연설과 삶에 박수를 보내고 격려했지만, 돌아서면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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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김대중>은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기를 맞아 제작됐다고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이 2009년이었으니 자연스레 향년 여든 다섯 계산이 나온다. 다큐멘터리를 그가 태어난 하의도에서 시작해서 그 이후의 궤적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어려서부터 영민하여 목포로 유학나온 소년. 목포상고 출신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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