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비가 내린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6/12
우와~  오디가 마구 쏟아진다. 남편이 나뭇가지를 잡고 흔들어대자 익을대로익은 까만 오디알갱이들이 후두둑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듯 머리와 등을 두드리며 사정없이 내려 꽂힌다. 결국 목을 타고 몸 속으로 들어가기까지 한다. 오디 샤워를 하는 기분이다.

며칠 벼르기만 하다가 해질 무렵 드디어 오디를 털기 위해 집을 나섰다. 나무가 높으니 트럭을 타고 가서 작업을 하기로 했다. 큰 박스와 지팡이. 그리고 넓은 비닐을 준비했다.
집 주변에 만만한 뽕나무는 4그루 정도. 그 중 작업하기 좋은 위치의 나무는 한 그루고 나머진 개울가에 바짝 붙어 작업할 면이 제한적이었다.

우선 트럭을 나무에 가까이 주차시키고 비닐을 트럭 위에 쫙 깔았다. 남편이 차에 올라가 지팡이로 나뭇가지를 끌어당겨 마구 흔들었다. 흔들자마자 온 나무 전체의 오디들이 일제히 화르륵 소리를 내며 비처럼 쏟아졌다.
우와 우와~~ 나는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오디비를 온 몸으로 맞으며 그저 소리만 질러댔다.  트럭 위로 떨어지는 양보다 땅으로 떨어지는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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