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랑
이재랑 · 살다보니 어쩌다 대변인
2022/03/10

 이긴 후보를 뽑아본 적이 없습니다. 남들은 이기는 후보들만 척척 뽑기도 하던데 가끔은 제 손으로 뽑은 후보가 이긴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물론 알 길 없고, 앞으로도 알 길은 요원해 보입니다만.

 "‘군소후보’들은 떨어질 거 알면서 왜 선거에 나오는 건지도 궁금해요."라는 질문을 보고 괜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런 사람만 뽑았던 것이 제가 해왔던 투표였으니. 언제는 7번이기도 했고 16번이기도 했으며 5번이기도 했습니다. 아, 이번 선거에서 가장 작은 숫자를 찍었네요. 3번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전 사람을 보고 투표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보통 정당만 보고 찍었지요. 공약을 열심히 살펴본 적도 없습니다. 공약집이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지지 후보를 결정했습니다. 남들한테 말하면 가히 욕먹을 만한 태도이지요. 그래도 나름대로는 정치학과 출신인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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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하는 각자만의 기준이 있겠지요. 제 기준은 사실 단순했습니다. '제3의 진보좌파정당 확립'.

 저는 믿습니다. 보수정당과 개혁정당이 정권을 주고받는 양당제보다는 다당제가 이 나라의 정치 발전에 훨씬 도움될 거라고. 야만적인 자본주의 체제가 조금이나마 약자를 돌보는 복지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이윤보다 사회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사회주의적 정책' 덕분이었다고.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듯, 사회는 좌우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건강해질 수 있다고.

 모든 민주 국가에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사회주의'를 외치는 정당이 일정 부분의 자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를 뒤흔들었던 '버니 샌더스' 같은 사람은 '민주적 사회주의'를 내걸며 활동했고, 심지어 일본 같이 보수적인 나라에서도 '일본공산당'은 일정 정도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지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국가였으면 확고한 보수정당에 가까운 '민주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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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정의당/청년정의당 대변인 (~2022) 10년 차 사교육 자영업자. 작가가 되고 싶었고, 읽고 쓰며 돈을 벌고 싶었고, 그리하여 결국 사교육업자가 되고 말았다. 주로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과 시험성적을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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