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5/01/02
 
얼룩소 파산 소식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던 것이 엊그제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사이트가 열리지 않는 일은 없을 거라는 소식에 한시름 놓았다. 그러나 이 공간이 머지않아 사라질 거라는 불안감은 지울 수 없었다. 슬픈 예감은 늘 틀린 적이 없었으니.

다 틀린 맞춤법에 핸드폰으로 글을 쓰던 첫 만남이 생각난다. 작은 화면 속에 있는 이야기들이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을까? 빨강 알림이 뜨면 궁금하다 못해 설레기까지 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이곳을 들르지 않은 날이 없었다. 뭘 먹었고 누굴 만났는지, 어디가 아파 병이 났는지 시시콜콜 써 내려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쓰고자 했던 마음, 무언가 간절히 쓰고 싶던 마음, 크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 글을 쓰던 그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아마 얼룩소가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내게도 이런 열정과 단단한 마음이 있었다는 걸.

띄엄띄엄 올라오던 글마저 멈추고, 보이는 이들이 몇 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쏟아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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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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