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1
창작자의 입장에서 시나리오 작가에 빙의해서 왜 저렇게 썼을까 집필 과정을 따라가 봅니다.
뱁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겠습니까만은, 저의 있는 재주 없는 재주를 총동원해서 작품을 프로파일링 해 보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김용화 감독의 <더 문>입니다.
*이 글은 저의 추측일 뿐, 실제 사실과는 전혀 다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주의사항*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영화를 보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8EXx/image/7cKg_gfOwKog8W9Y9CnynQJqhv8.jpeg)
올여름 텐트폴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들인 <더 문>이 흥행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관람객들의 리뷰를 보면, 대체로 특수효과는 나무랄 데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는 매우 나무라더라고요.
왜 그런 걸까요?
왜 2백80억 원을 들린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나리오가 나무람의 대상의 되어야 할까요? 이럴 때마다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그 속상함을 이루 말하기가 힘듭니다.
저는 <더 문>의 시나리오가 잘 나올 수 있었을 기회가 몇 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 겸 작가인 김용화는 아마 달에 홀로 떨어진 우주 대원을 구출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이거다 싶어서 <더 문>을 기획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본인이 대표로 있는 특수효과 회사 덱스터의 기술력을 보여주기도 좋고, 마지막에 본인의 장기인 국뽕으로 관객몰이를 하기도 좋고 말입니다. <국가대표>와 <신과 함께>의 연작을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자 이제 본격 뇌피셜 프로파일링이 들어갑니다.
감독은 아이디어가 들어간 몇 장짜리 기획안을 가지고, 투자자를 설득했을 것 같습니다. <마션>,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같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대작을 만들겠다. 대략 내용은 이렇고, 뒤에 필살기 국뽕이 있다.
"기획 좋네요. 근데 누가 나오나요?"
배우는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잘 나가는 배우가 아니면 지갑을 여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달에 고립되는 젊은 대원은 엑소의 도경수가 맡을 것이고, 도경수 구출을 진두 지휘할...
![](https://alook.so/assets/hurdle-bg-1799b769f63897f591a4ec02ca099354308b8484ea688c711bd739afa0683c96.png)
취미는 작법 연구. <하얀 거탑>, <제중원> 집필. 드라마를 베이스로 ‘세상의 모든 작법’ 을 쉽고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원포인트레슨’, ‘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등등이 연재됩니다
이메일 keewon77@naver.com
하이 콘셉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sh2008ppp ㅎㅎㅎㅎ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이기원 작가님 글 정주행 중인데 "그렇군요....와.." 라는 소리만 계속 나오네요.
현 시국에서는 국뽕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무의식적 욕망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임재혁 앗....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F나 SF가 아니더라도 조금 전문적인 분야를 배경으로 줄거리가 전개되는(=고증이 많이 필요한) 작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러한 배경 설정이 컨셉트나 주제, 연출 등을 모두 삼켜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습니다. 전문직 종사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탁월한 작품을 만들어 내시는 이기원 작가님의 다음 활동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황글술사 고맙습니다. 모든 일이 한 번에 되진 않죠 ㅎㅎㅎ
적재적소에 맞는 하이컨셉트를 잡기가 아직 어렵네요. 읽으면 탁탁 머리에 들어오는데 말이죠. 그래도 계속 이것저것 끼우며 적용을 해보고 있습니다. 점점 더 발전하길 바라면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perfume873 최대한 빨리 보고 올리겠습니다. 감사해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제 영화관 다녀와서 항상 글이 올라와있나 기대하게 됩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제 영화관 다녀와서 항상 글이 올라와있나 기대하게 됩니다!
산드라 블룩이나 멧 데이먼(그래비티, 마션)의 경우, 배우의 관록이 있습니다. 그들의 표정 연기에서 무한대의 우주에서 홀로 고립된 자의 절대적 고독을 매우 잘 연기했는데 도경수에게는 그런 것이 없어요. 그래비티에서 아, 정말 여기가 우주구나 라고 생각했던 때는 모든 사운드를 없애고 침묵으로만 우주 풍경을 보여줬을 때였습니다. 그것이 다른 특수 효과보다 더 사운드 없음이 우주 공간 같던데 이 영화에서는 틈만 나면 사운드 빵빵거리고....
@이기원 작가님 글 정주행 중인데 "그렇군요....와.." 라는 소리만 계속 나오네요.
현 시국에서는 국뽕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무의식적 욕망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SF나 SF가 아니더라도 조금 전문적인 분야를 배경으로 줄거리가 전개되는(=고증이 많이 필요한) 작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러한 배경 설정이 컨셉트나 주제, 연출 등을 모두 삼켜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습니다. 전문직 종사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탁월한 작품을 만들어 내시는 이기원 작가님의 다음 활동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황글술사 고맙습니다. 모든 일이 한 번에 되진 않죠 ㅎㅎㅎ
적재적소에 맞는 하이컨셉트를 잡기가 아직 어렵네요. 읽으면 탁탁 머리에 들어오는데 말이죠. 그래도 계속 이것저것 끼우며 적용을 해보고 있습니다. 점점 더 발전하길 바라면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우주보다는 눈물만 보였던 영화였습니다...
@악담 전체적으로 좀 과잉되긴 했죠. ㅎㅎ
"당신이 언제 어디에 있건, 국가는 당신 곁에 있다!"
이걸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