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링 리뷰 : <밀수>
2023/08/05
**** 공지 사항****
얼룩소 파산으로 이곳에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습니다. 모든 글은 제 브런치로 옮겨 놓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제 브런치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곧 <미니 시리즈 작법>과 작법 동영상 강의들을 올릴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보통 이렇게 수정되는 것이 에프엠(FM)입니다.
콘셉트 자체가 밀수 사건에 해녀들이 휘말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당연히 해녀 투톱입니다. 식모살이 등을 하며 떠돌다가 해녀가 된 조춘자와 군천 토박이 해녀 엄진숙이 주인공인 겁니다. 그리고 둘 중 누가 더 주인공 인가 하면 엄진숙입니다.
왜냐하면, 메인 스토리를 관통하는 서사를 가지고 있고, 또한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류감독도 인터뷰에서 엄진숙이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캐릭터라고 말하더군요(그게 주인공인 겁니다).
따라서 조춘자는 해녀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물질(잠수)에서 하수이지만, 내추럴 본 해녀인 엄진숙은 군천 최고의 물질러여야 하는 겁니다. 그게 당연한 거죠. 육지에서 떠돌던 경력 3년짜리 해녀가 집안 대대로 바닷가에서 살아온 해녀와 같은 실력이면 안 되는 거지요. 해녀들 사이에는 실력에 따라 대상군, 상군, 중군, 하군 등의 계급이 있는데, 엄진숙이 대상군이어야 하고 조춘자가 하군이어야 합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해녀들은 평범한 물질 끝에 썩은 전복들을 캐고, 그것들이 공장 폐수 때문이라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자 어쩔 수 없이 밀수에 나서게 됩니다.
근데 환경 고발 영화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오프닝을 낭비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설사 그렇다 해도, 그런 내용은 대사 속에서 나오면 됩니다. 우리가 왜 밀수를 하게 됐냐면 말이야. 블라블라... 그 시절에는 다들 어려웠으니까, 관객을 이해시키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오프닝 시퀀스는 조춘자와 엄진숙의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 그리고 그들의 실력 차이를 보여주는 식으로 갔어야 합니다. 그리고 ...
취미는 작법 연구. <하얀 거탑>, <제중원> 집필. 드라마를 베이스로 ‘세상의 모든 작법’ 을 쉽고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원포인트레슨’, ‘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등등이 연재됩니다
이메일 keewon77@naver.com
@기원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밀수를 보고와서 이글을 읽으니까 더 확 다가오네요! 수중액션신 너무 재밌게 보긴 했지만 묘하게 생기는 아쉬움이 뭘까 싶었는데 앞부분부터 그런 복선과 연결이 있었으면 더 짜릿했을 것 같아요 ㅠㅠ 약간의 아쉬움이 어디서 오는걸까 고민했는데 이걸 보니 더 선명해지네요
@우수경 오늘 더 문 올라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ㅋ
혹시 밀수 리뷰해주실까했는데 너무 재밌습니다!! 저도 영화나오자마자 달려가서 봤는데 역시 작가님 꿰뚫어보시는 능력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실때마다 너무 공부가됩니다!
@편성준 블록버스터가 요즘 다 그렇게 나오는 게 아쉽습니다. ㅠㅠ 더 잘 쓸 수 있었던 시나리오를 일부러 못쓴 게 아닌가 의심스러웠습니다.
이 글을 읽으니 머릿속이 환해지네요. 캐릭터 설정이 그렇게 꼬였던 거군요. 그래서 저도 ‘재밌는 부분도 있지만 뻔하거나 억지스러운 부분도 많아’라고 생각했던 거였고요. 역시 프로파일링 탁월하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기원 네... 그러셔요^^
작가님 새 글이 떠서 읽고 싶으나.. 아직 보기 전 작품이라 다음으로 미뤄둡니다 ㅠㅠ 어서 영화보고 나서 읽어봐야겠어요
@이기원 아닙니다. 작가님이 쓰신 오프닝 읽어보고 거기에 맞춰 생각을 짜맞추다 보니...
@박경목 오... 감독님 리스펙!! 제 어설픈 프로파일링을 날카로운 관심법으로 제압해 주시네요. ㅎㅎ 류감독이 정말 그랬을 것 같아요^^
작가님이 쓰신 오프닝 시퀀스, 캐릭터의 소개에 대해서 생각해보다 보니... 밀수의 오프닝에서 다루고자 했던 캐릭터의 차이는 믿음이 안가는 사람 (춘자), 믿었지만 배신하는 사람(장도리), 사람을 믿는 사람 (염정아), 사람을 믿지 못하는 사람 (권상사)을 나눈 게 아닐까 싶었어요. 이 영화는 다른 사람이 날 믿지 못할 거야 라고 생각하는 춘자가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얻고 자신을 믿어준 사람을 파멸시킨 적을 무찌르는 춘자의 영화가 아닐까 했습니다. 그래서 오프닝에서는 능력의 차이 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차이가 더 드러내야 되는 게 아닐까...그래서 메인 테마 곡이 믿어도 되나요.. 로 시작되는 최헌의 음악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초반 춘자 캐릭터의 가장 중요한 연출적 목표는 '믿을 수 없는 사람' 그리고 염정아의 연출적 목표는 '믿으면 안되는 사람을 믿는 답답함' 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춘자의 톤이 좀 과했던 것은 아닐까...억울하게 오해받는 춘자, 그리고 믿을만한 또 다른 주인공...이게 류감이 좋아하는 캐릭 같습니다.
밀수를 보고와서 이글을 읽으니까 더 확 다가오네요! 수중액션신 너무 재밌게 보긴 했지만 묘하게 생기는 아쉬움이 뭘까 싶었는데 앞부분부터 그런 복선과 연결이 있었으면 더 짜릿했을 것 같아요 ㅠㅠ 약간의 아쉬움이 어디서 오는걸까 고민했는데 이걸 보니 더 선명해지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오프닝에 만약 밀수로 시작했으면, 그 인물을 우리가 동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기원 아닙니다. 작가님이 쓰신 오프닝 읽어보고 거기에 맞춰 생각을 짜맞추다 보니...
@박경목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지금의 오프닝이 나왔을 것 같아요. ㅎㅎ 근데 제 생각엔 그렇지 않아도 동의 받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는 ㅎㅎ
날카로운 분석에 감탄합니다. 작품 관람 후, 저도 오프닝 씨퀀스를 밀수 장면으로 시작하기를 바랬습니다.
김혜수 배우의 캐스팅으로 인한 캐릭터의 붕괴를 지적하신 부분을 읽었을 때는 안타까웠습니다. 작가님의 추측대로 시나리오의 수정 방향이 정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고, 그 순간 ‘밀수’는 끝내주는 작품에서 ‘재밌지도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은‘ 쳥범한 영화로 전락했가 때문입니다.
@최성욱 네, 나중에 오티티로 보세요. ㅎㅎ
아. 완전 공감합니다. 전 지지부진하다고까지 느껴졌어요.그래서 후반부에 시간체크를 했는데 1시간40분 정도 지났더라고요. ㅜㅡ재미있는 씬은 있었으나 그건 유머씬일 뿐 전체 이야기가 재밌게 다가오진 않고 지루했어요. 음악은 과하게 끼어들고, cg는 너무 티나고.. 그런데 아주 별로다,는 아닌데.. 이게 진짜 류승완 감독의 최선일까 싶기도하고. 심난하더라고요.
혹시 밀수 리뷰해주실까했는데 너무 재밌습니다!! 저도 영화나오자마자 달려가서 봤는데 역시 작가님 꿰뚫어보시는 능력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실때마다 너무 공부가됩니다!
@편성준 블록버스터가 요즘 다 그렇게 나오는 게 아쉽습니다. ㅠㅠ 더 잘 쓸 수 있었던 시나리오를 일부러 못쓴 게 아닌가 의심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