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엘리트만의 것인가

젠남
젠남 인증된 계정 · 일하고 음악 듣고 글을 씁니다.
2023/01/06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음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많은 학생들을 만났다. 재능이 특출난 학생부터 평범하지만 노력하는 학생, 노력은 하지 않지만 음악을 즐기는 학생 등 여러 유형의 학생들을 가르쳤다.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면서도 사실 재능이 뛰어나고 열정이 있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세우며 진로를 다른 쪽으로 바꾸기를 은근히 피력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공부하고 원하는 학교에 진학을 했어도 내 장래가 투명하지 않았기에 나를 기준으로 삼아 그보다 못 한 학생들은 굳이 음악을 업으로 삼지 않았으면 하는 염려가 있었다. 

그때 만난 한 여학생은 수줍음이 많고 내향적이었으며 말소리도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았다. 피아노를 아주 열심히 쳤는데 뛰어난 재능은 없었고 그저 성실히 연습을 하는 학생이었다. 당연히 다른 재능 있는 학생들에 비해 발전도 크지 않았고 학과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 여학생이 피아노를 전공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정말 놀랐다. 무대에 적합한 학생도 아니었고 끼도 많이 부족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마음, 그 하나로 음대에 진학하려고 한다고 했다. 어머님과 상담을 해보고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사실 성적도 좋지 않고 음악성도 별로 없어 좋은 학교 진학은 ...
젠남
젠남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음악 애호가입니다. 에세이 <곤란할 땐 옆집 언니>의 저자이며 국악, 클래식,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다니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39
팔로워 1.5K
팔로잉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