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꼴딱 샜다. 
아니 아예 안 잔 건 아니고 노트북 앞에서 꼬빡꼬빡 졸다가 눈을 떠보니 내 이마와 노트북 자판이 뽀뽀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30분을 잤나 보다. 
마치 두번째 구정을 보내는 듯한 우리 집 풍경.. 아직 격리가 끝나지 않아서 주말인지 평일인지 모를 북적거리는 집안이라 낮에는 도통 노트북앞에서 일이 되질 않는다. 조잘조잘 나에게 얘기하고 싶어하는 딸아이가 때때로 들어와 내 뒤에서 허그를 하는데다 TV 볼 때마다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막둥이 아들램 혹여나 다리관절에 무리갈까 싶어 그때그때 "아들~~~아빠다리 해야지~~~" 외쳐야 하고 요즘 부쩍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는 신랑.. 매우 고맙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을 저 사람이 하고 있구나 하는 괜시리 느끼는 미안함에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지만 난 자발적 가시방석이기 때문이라 그런 것 같다. 유독 어릴때 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