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바랍니다.

천현우
천현우 인증된 계정 · 휴먼 계정입니다.
2021/12/09
자기 정치 견해를 밝히는 일은 참 두렵습니다. 딴에는 말 잘했답시고 생각했던 경우도 돌이켜보면 헛소리가 더 많았거든요. 무지가 드러나는 순간의 창피함과 무안함. 거기에 걷어차일 이불에게 드는 미안함까지 미리 감내할 각오로 정치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이번 대선을 보며 가장 눈에 띈 현상은 ‘갈림길 앞에서 헤매는 20대 남성’과 ‘길이 아예 사라져버린 20대 여성’입니다. 성별로 인한 표심이 이렇게 차이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네요. 다만 공통분모가 있긴 합니다. 여당이 20대의 신뢰를 몽땅 잃었다는 점이죠.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저는 공정이란 단어를 먼저 해부하며 시작해보려 합니다. 저는 민주당 정부에서 공정 이슈가 계속 언급된다는 즉. 마땅히 해야 했을 양극화 해소에 실패했다는 신호라 생각합니다. 
 
20대 초중반은 일상처럼 명문대와 비명문대의 신분 격차를 경험합니다. 명문대 프리미엄은 단지 취업시장에서만 존재하지 않아요. 대학 좋다는 이유만으로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대우가 달라집니다. 명문대는 아무 말을 해도 신뢰를 얻고 능력을 과대평가 받는 반면. 비명문대는 지잡대란 멸칭을 떠안고 온갖 편견과 냉소의 대상이 됩니다. 좀 더 나이 먹고 취업시장에 뛰어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어마어마한 격차를 발견합니다. 임금은 물론이고 복지, 경력, 고용, 비전을 몽땅 승자가 독식해버리죠. 이 양극단을 좁히지 못하니 엉뚱한 곳으로 논란이 옮겨갑니다. 공정담론이 전면에 등장한 겁니다. 여기서의 공정은 명문대와 대기업의 좁은 문을 두고 다투는 경쟁을 긍정하면서 출발합니다. 경쟁은 필연이니 차라리 모두들에게 똑같은 룰을 적용시키자는 게 공정론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공정이란 단어에 따르면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모든 시도가 불공정행위가 됩니다. 농어촌전형, 여성할당제, 장애인채용, 국가장학금, 지역전형,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러한 제도들이 모두 반칙과 특혜입니다.
 
왜 이런 지경이 되었을까요. 몇몇 사람들 말대로 20대들이 무지해서? 아닙니다. 20대들은 빈부격차가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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