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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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방사능 피폭(exposure)을 평가할 때 [5]; 인간의 피폭 한도

이영록
이영록 · Dilettante in life
2023/06/10
  시리즈 1편, 2편(자연 방사능 노출량), 3편(방사능이 해로운 이유 1편), 4편(생물의 DNA 손상 수선 방법)에 이어.

  앞 포스팅들 중 3,4편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산소 호흡] 생물들이 자연적인 방사능 피폭에 대해 저항성이 있으며, 이 주된 이유는 산소 호흡 자체가 세포의 설계도나 다름 없는 DNA에 지속적인 손상을 끼쳐서 생물들이  진화의 결과로 손상 복구 기능을 획득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물론, 이 능력은 무한하지 않다. 물리적인 충격으로 인한 손상(가령 칼에 심장을 찔리거나)과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손상 이전의 상태를 다 회복하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죽는다. 전혀 안 다쳐 본 분은 한 분도 안 계실 테니, 작은 상처가 꾸준히 나는 것보다 그 상처 크기를 다 몰아 한 번에 크게 다치는 편이 더 복구가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실 것이다. 방사선 피폭량도 마찬가지다. 

  • 단시간 피폭에 대한 60일 경과 후 반수 치사선량(LD50/60 days); 대략 4.5 Sv(4500 mSv)로 간주(link)
  • 평생 피폭량; 단시간 집중 없이 연간 꾸준히 낮은 선량으로 평생 피폭하는 경우, 10mSv/yr를 추천한다. 100세 기준으로는 1000mSv인 셈이다. (link; MIT. 1994년의 article)

  이 둘은 일반적 성인 기준이고, 특수 집단들이 있다.

  • 태아; 가장 민감한 대상이다. 단시간 피폭 기준, 대개 100mSv 이상부터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고 간주한다(link; CDC).
  • 산업 종사자; 의료용 방사선 장비 종사자나 우주 비행사, 원전 종사자 등은 직업상 어느 정도는 추가 피폭이 불가피하다. 이들은 물론 성인이고, 기준은 50mSv/yr이다(link; 1994). 근래는 30mSv/yr가 기준인 곳도 꽤 있다고 들었음.

 2편에서 한국에 산다면 2.4~3.0 mSv/yr 정도의 자연 노출량을 받는다 했으니, 이 값의 15배 정도까지는 최소한 성인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간주할 수 있겠다. 50mSv/yr로 (직업에 종사하는 정도인) 30년이면 1.5 Sv인데, 이만큼을 순간적으로 받으면 급성 증세가 거의 100% 나타난다. 그런데도 30년 나눠 받으면 문제가 없다고 간주되니, 장기 피폭은 영향이 훨씬 작다.

  가장 특수한 집단은 자연 방사선에 강한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와, 원폭 피폭자들이라 할 수 있다.

  1. 자연 방사선이 상당히 강한 지역; 2편에서도 언급되었으나, 이 논문(link)을 보면 다음이 언급된다.
 * 브라질; 정식 연구가 수행된 적이 없음
   - 통상적 사망률 data만 비교하면 고방사능 지역 사망률이 높음
   - 그러나 특히 고선량 노출 지역만 떼어내 비교한 결과는 없음
 * 중국 양장(Yangjiang); 12만 5천명이 대상
   - 내부 외부 합쳐 평균 6.4mSv/yr로 평가. 이는 전세계 평균의 2.5배에 가까움(한국의 2배 이상)
   - 정상 지역 대비 건강 상태에 통계적 유의한 차이는 없음. 오히려 암 발생률은 (통계 검정을 헐렁하게 할 경우 미미하게)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음
   - 돌연변이; 영구적 돌연변이는 차이가 없으나 세포의 일시적 돌연변이는 다소 증가
* 인도 케랄라(Kerala); 36만명이 대상
   - 평균 6.9mSv/yr로 내부와 외부의 합. 전세계 평균의 2.5배가 넘음
   - 다운 증후군; 90년대에 평가. case가 적다는 점은 있으나 차이는 인정되지 않음
   - 전체 암; 역시 90년대 평가. 외부 피폭에 따른 경향성은 인정되지 않음. 폐암과 외부 피폭도 비슷함.
   - 돌연변이; 유의미하게 증가.
* 이란; 고방사선 지대에 사는 사람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효과가 분명하지 않음
   - 무려 50~260mSv/yr의 선량
   - 비교 대상에 비해 암 사망률이 20~30% 더 높다고 결과가 나왔는데, 문제는 여성들만 그렇다는 것.
      고방사선 지대 거주자가 3천 부근에 불과했기 때문에, 4년간만 조사한 데 따른 통계적 요동일 것
   - 돌연변이; 영구적 변이가 유의미하게 증가. 일시적 돌연변이는 차가 없었음
* 실내 라돈 노출(indoor radon exposure);
   - 자연 노출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큰 방사능원임; α선이고 내부 피폭에 속하기 때문임
   - 결과들은 들쭉날쭉하지만, 잘 설계된 연구들은 공기 중 라돈 농도 100 Bq/m3 증가에 폐암 발병률이 8% 정도 증가한다는 결과를 내놓았음; 95% 신뢰구간은 3~16%임
   - 폐암 외에 다른 암과 연관성은 없음
   - 돌연변이; 확실히 증가됨

  결론은
  1) 자연 고방사성 지대 거주자들에서 암에 의한 사망률 증가가 분명히 입증된 사례는 없음
    * 적어도 상당히 잘 조사된 중국 사례(한국의 2배 이상)에서는 건강에 해롭다고 볼 이유가 없음
  2) 실내 라돈; 가능성 있음. α선이고 내부 피폭이란 특징 때문.
    * 환기 자주 시키는 것이 최적의 예방책
  3) 돌연변이; 일관성 있게 증가된다. 그러나 이것이 암 발생과 직접 이어지지 않는다.
    * 인간의 면역 체계는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자연 방사능 수준으로 증가하는 돌연변이 결과 정도로는 암을 유발하지 못한다고 보면 이해할 수 있다. 

2. 히로시마/나가사키 피폭자
   * 무슨 말인가 할 수 있지만, 피폭자의 후대에 끼치는 유전적 영향을 대규모로 장기 추적했음
   * 결론(link); '발견 안 됐음'

3. Harold McCluskey(link)
  * 미국 초기 원폭 설비 중 하나인 Hanford에서 americium 241 농축 업무에 종사
  * 설비 폭발 사고로 인해 다량의 α선 방출 americium을 흡입. 이는 평생 americium 노출 기준의 500배였음. 
   - 치료에 의해 80%를 몸 밖으로 제거하기는 했으나, 죽을 때까지 500,000 Bq가 잔류
   - 관상동맥 경화증으로 사망했으며, 암은 걸리지 않았다. 결국 방사선 피폭이 사인이 아니라 판단됨

  일상적으로 겪는 15,000~20,000Bq 부근의 β,γ,X선과 내부피폭 α선 500kBq는 정말 차원이 다르다. 이 링크 등을 참고하면 적어도 300~500mSv(/yr) 수준의 피폭량으로 추측된다. 이 분은 사고 후 11년 동안 3000~5000mSv을 더 피폭한 셈인데, 100세 기준 일생 피폭량 권장 최대치 기준이 1000mSv임을 감안하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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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Bq 단위가 등장하는 이유는 이해할 수 있다; 흔히 쓰는 Geiger counter 같은 측정 장치는 단 한두 개의 방사선 입자도 전기적으로 증폭해 다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Bq는 인간의 일상 피폭을 다루는 데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작은 단위다. 내가 이 포스팅을 쓰는 도중에 얻어맞은 방사능 붕괴는 적어도 1억 4천만 count는 됐을 거다.

  漁夫

[1] 당연하지만 McClusky의 단일 사례가 모든 인간에 적용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큰 피폭량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해로운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는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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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夫란 nick을 오래 써 온 듣보잡입니다. 직업은 공돌이지만, 인터넷에 적는 글은 직업 얘기가 거의 없고, 그러기도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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