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1/03
새벽에 잠이 깨 물 한 잔 마실 때는 꼭 등이 가렵다. 팔을 비틀어 가려운 부위를 겨우겨우 긁어놓으면 또 그 옆이 가려워진다. 이제는 몸까지 비틀어 등을 긁는다. 그렇게 몸서리를 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슬그머니 가라앉기도 한다. 지독하게 등이 가려운 날은 그예 잠이 다 달아나기도 한다. 등이 가렵다는 건 쓸쓸하다는 말이고 ‘뒤돌아봐도 볼 수 없는 당신’이 그립다는 말이고 그런 당신의 아련한 등이라도 떠올려보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등은 보이지 않는다.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더 잡고 싶다. 그래서 더 보고 싶다. 매일매일 가려운 등을 이고 지고 나는 오늘도 그립다.
   
/윤석정
   
등이 가려웠다 등이 가려울 때마다 아프지 않게 등을 쓸어내렸던 손길이 그리웠다 내 손이 닿지 않는 거기 쯤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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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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