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평화의 하루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6/25
 
 회색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올려다보니 금세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합법적(?)인 늦잠이 허락된 토요일이지만 새벽같이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교육지원청에서 기획한 역사통일체험을 가는 날이다. 취지는 관내 초등학생에게 건강한 통일 의식과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어쩌고 저쩌고... 라고 적혀있었다. 문화해설사까지 동행한 프로그램인 만큼 눈으로 직접 보고 듣는 좋은 기회 같았다. 아이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선착순 접수를 했었다. 덕분에 요즘 슬슬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하는 사춘기 아들에게 ‘다음부터 물어보고 신청하라’는 한 소리를 들었다. 운 좋게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와 6학년 아들이 모두 신청이 되어 함께 가게 되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각자 가방에 물과 간단한 간식거리를 챙겨 넣었다. 성장기 아이들을 빈속으로 보낼 수 없어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 먹이고 나갔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금, 이만 원씩 쥐여줬다.


 버스에 함께 타는 교육지원청 장학사와 담당 주무관을 보니 ‘남들 다 쉬는 주말인데 참 안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직장인의 애환을 체험 중이라 남 일 같지 않더라. 더불어 내게 귀한 자유를 선물해 주신 분들께 넙죽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떠나는 버스를 향해 손을 힘껏 흔들었다.

 ‘훠이 훠이, 얼른 가거라’

 이젠 엄마 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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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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