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 다낭 여행(1)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6/05

4시간 30분의 비행시간이 이토록 지겹게 느껴지다니.. 자다 일어나도 여전히 하늘 위다. 예전에 열몇 시간씩 걸리던 비행기는 어찌 탔을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배가 고플까 봐 탑승 전 피칸 파이와 커피 한 잔을 마셨는데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옆자리에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딸과 60대의 엄마가 앉아간다. 엄마가 불편할까 목베개를 바로 고쳐주고 살뜰히 챙기는 딸의 모습을 보니 난 우리 엄마와 해외여행 한 번 해보지 못했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기력이 떨어지고 몸이 좋지 않은 엄마는 작년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는 다시 비행기는 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비행기를 타기 전 엄마와 통화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언니와 동생은 여행을 간다는 소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내 지금 비행기 탈라고, 언니랑 00이랑 다낭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야, 그래!! 실컷 놀고 온나! 이서방이랑 아그들은 이자뿌고(잊어버리고)!”

엄마의 목소리에는 세 딸들의 여행에 대한 부러움과 격려, 걱정과 같은 여러 감정들이 느껴졌다.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미안하기도 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 애써 분위기 전환을 해 본다. 

“걱정이다. 갔다 와서 우리 다시는 안 보는 거 아이가? 가들이 보통 아이다 아이가(그 아이들이 보통이 아니잖아)? 최대한 평화롭게 놀다 오는 게 미션이다.”

그제야 엄마가 깔깔 웃는다. 알만하다는 뉘앙스로 공감을 전한다. 
 
“그 가시나들이 쫌 글치, 니가 중간에서 고생 좀 해라”
욕심부린 찹쌀떡은 결국 가방 안에 있다 버려짐 ⓒ콩사탕나무

어느덧 비행기는 다낭 국제공항으로 도착했다. 다낭의 시간은 우리나라 보다 두 시간이 느리다. 오후 9시에 출발했지만 도착을 하니 다낭 시간으로 11시 30분이었다. 수화물을 찾고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휴대폰의 유심칩을 바꿨다. 30분 뒤에 반가운 언니와 동생을 만났다. 미리 픽업 서비스를 신청한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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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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