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를 끊어라, 그렇지 않으면
(Cut off social media, or else)
소셜 미디어의 장점, 필요성, 그리고 해악을 지적하는 논의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선 메타포가 자주 사용된다. 특히 페이스북(Facebook)은 설탕부터 신문까지 다양한 오브제에 빗대어져 왔다. 소셜 미디어도 미디어라면, 인간과 무엇을 어떻게 매개하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페이스북이 알코올처럼 인간에게 즐거움(취함)과 만남(술자리)를 매개하지만 동시에 중독, 부작용, 나쁜 결정, 숙취, 후회를 안겨준다는 비유가 재미있기는 하지만, 사실 처음 들어보는 얘기는 아니다. 술처럼 소셜 미디어를 아예 끊거나, 적당히 지혜롭게 사용하라는 결론도 그렇다.
페이스북 비즈니스 모델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이젠 거대한 광고판이 되어버렸다는 진단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 만나는 광고가 발견의 기쁨을 선사할 때도 많다. 시장조사를 목적으로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지쳐 페이스북에 들어가보면 내가 브라우저에 바친 쿠키를 광고로 구워 대접하는 서비스가 내 목적에 도움이 될 때도 많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 스타트업'를 구글에 검색한다면, 적절한 키워드를 발견하기 까지 러닝 커브(learning curve)가 있다. 적절한 사례를 찾아 목록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런데 쿠키를 받아간 페이스북은 내가 원했던 검색 결과를 광고의 형태로 큐레이션해준다. 땡큐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가 새로웠던 이유는, 우리가 접해 들었던 소셜 미디어의 해악이 의도된 것, 심지어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라는 이름으로 공학적인 정확성과 심리학적인 디자인을 곁들여 설계된 것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설계의 원인이 단순히 기술만능주의에 빠져 '제로에서 원으로 우리가 세상을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