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10/04
출처: Photo by Varun Gaba on Unsplash



나는 삼일절에 전역을 했다. 짤 없이 곧바로 복학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다. 단 하루도 놀지 못하고, 3월 2일 복학해 학교에 갔으니 내 인생 최고의 가성비 시절이었다.

  제대한 지 고작 하루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 되었다. ‘그게 뭐 대단함?’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것은 실로 어마무시한, ‘전투력 만렙’을 찍고 있는 상태라는 말이다. 여기서의 전투력이란 총 쏘는 군인의 전투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갓 제대한 사람에게만 약 6개월 한정으로 부여된다는 일종의 ‘정신력 만렙’을 뜻한다.

  군대에서 온갖 고생을 하면, 제대 후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일종의 열심뽕이 차오르게 된다. 그리고 이 뽕은 정확히 전역하는 날 아침, 위병소를 통과하는 시점에 최고치를 찍게 된다. 세상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근자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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