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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은 카카오와 다른 길을 갈까?

올해  국정감사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기업은 카카오다. 아무리 이슈가 커지더라도 카카오 수준의 대기업 오너가 국정 감사장에 직접 서는 경우는 드물다.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한 대게 오너를 대신해 CEO나 계열사 사장들이 대신 국정감사장에 선다. 약간 과장을 보탠다면 각 기업의 대관 담당업무자들의 제 1 임무가 회사의 오너가 국정감사장에 불려가지 않는 거다. 이를 위한 혼신의 노력(?)덕분에 국정감사 직전에 증인 채택이 취소되기도 한다. 그러나 카카오는 이번 국정감사장에서 무려 두 번이나 오너인 김범수 회장이 증언대에 서야했다. 골목상권 침해, 카카오 택시 높은 수수료 논란 등으로 국민의 여론이 돌아선데다 본인 가족의 자회사 논란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카카오가 갑질의 대명사로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됐지만 과거에는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카카오톡은 지금 상상하면 말도 안 되는 과금을 부과했던 거대 통신사의 유료 문자 메시지 시장에 무료 인스턴트 메시지를 도입하며 소비자들에게 놀라운 만족감을 제공했다. 이후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고 그 기세를 몰아 다음을 인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금은 대기업의 반열에 올라선 카카오와 위치와 비견되는 가장 가까운 기업은 중고거래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당근마켓이다. 물론 당근과 카카오는 지금 같은 체급이 아니다. 축구로 비유해 본다면 당근은 K2 리그에 출중한 성적을 내며 1부리그 진입을 노리고 있는 유망팀이며 카카오는 K2 유망팀을 전격 인수해서 압도적 성적으로 우승을 하며 K1 리그로 승격해서 그 기세를 바탕으로 우승까지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한 팀과 비유될 수 있다.
   
그러나 두 기업의 초반 성장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카카오톡은 무료 문자 메시지 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당근마켓 역시 악성 중고거래 업자들이 장악한 중고나라 등 기존의 판을 깨고 온 국민이 애용하는 필수 중고거래앱으로 성장했다.
   
다만, 카카오는 그간 빠르게 성장해오면서 가다듬지 못한 1) 과거 재벌 초기의 무차별 인수식 성장 전략 2) 혁신 빠진 과거를 답습한 수익 구조 3) 불투명한 지배구조(동생, 자녀가 근무하는 지주회사) 등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카카오가 처한 위기를 분석해보면 역설적으로 앞으로 한국 플랫폼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눈에 더욱 잘 띈다. 즉 혁신적 기업이 거대 플랫폼이 되면서 해결해야 할 두 개의 허들이 명확해진다.
   
첫째는 공정한 룰 세팅과 혁신을 동반한 수익 구조 개발이다.
 플랫폼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유저를 확보해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되면 소비자의 욕구와 기호를 파악하던 감수성은 사라지고 우리가 규칙을 정하면 된다는 rule setter 마인드가 팽배하게 된다. (그물에 잡힌 물고기는 더 이상 먹이를 줄 필요가 없다는) 이러한 의식 전도는 수익 구조를 짤 때 유저나 혹은 자신의 시장에 들어온 업체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 대신 플랫폼 기억에 유리한 수익 구조를 짜는 방향으로 귀결되기 쉽다.
   
둘째는 알고리즘의 공정성 확보다. 
카카오T가 어떤 알고리즘으로 기사들에게 우선 배차를 허하는지, 페이스북이 어떤 뉴스피드를 사용자에게 노출시키는지 그동안은 기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보호(?)받아 왔다. 하지만 한국 국회에서 알고리즘 공개법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심지어 세계 최초로 구글인앱 결제를 법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K국회가 통과시켰다. (애플의 인앱 결제를 두고 소송을 벌이던 미국 테크업체 사장은 나는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글을 남기기도) 미국에서도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회사 이익에만 충실히 복무하는 알고리즘은 나중에 소송과 법적 처벌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과연 당근마켓은 어떤 길을 갈 것인가. 많은 투자를 유지하고 향후 상장이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 구조 개발이다. 당근마켓은 현재 지역 광고 외에는 뚜렷한 수익 모델이 드러나있지 않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중고거래 당사자 양쪽에게서 수수료를 취하는 방법이겠지만 과거 프리챌 유료화 시도처럼 설익은 유료화의 위험성을 잘아는 경영진은 이 카드를 쉽게 꺼내 들 거 같지는 않다. 다만 최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서비스인 ‘남의 집’에 투자를 하며 본인의 정체성인 로컬에 기반한 사업이라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힌트를 제공했다. 당근마켓 CEO역시 향후 수익 모델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인터뷰를 최근에 했다.
   
고로 당근마켓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금석은 당근마켓이 내놓을 수익 모델 구조이다. 이 수익 모델 구조가 당근마켓 이용자와 전체 사회에 얼마나 공정하다고 인식될 것인지 그 과정에 어떠한 혁신이 담겨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당근마켓의 알고리즘이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투명성을 확보하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