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래나무와 포도나무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3/22
오늘은 장날이다. 모처럼 짬을 내어 시장에 들렀다. 다래나무를 사기 위해서다. 장날만 나무를 갖고 와 파는 난장에는 사과나무, 포도나무, 측백나무 등등 각종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간택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참다래나무 두 그루는 한 쪽 구석에서 큰 키를 자랑하며 오두커니 서 있었다. 한 그루에 75,000원. 키가 커서 그런가 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만 크지 몸은 손가락 마냥 빼빼한 것이.
두 그루 다 사지 뭐. 했더니 뭐하러 두 그루나 사냐고 한다. 두 그루 사려면 하나는 포도나무로 사자고 한다. 그러든가. 나야 무슨 나무를 사든 상관이 없으니까.

갑자기 계획에도 없던 다래나무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오로지 남편의 변비 증상 때문이다.
가끔 지나가는 말로 자기가 힘들다고 했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별로 없기에, 약 사먹어요. 식품으로 좋아지긴 힘드니 그냥 편하게 약 먹어야지 뭐. 하고 시쿤둥하게 대응했었다.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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