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화 속의 물고기 이미지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6/03
조정규, <어해도(漁蟹圖)>, 1830, 지본담채, 36.2×46.5cm(홍익대학교 소장)

한국 회화 속의 물고기 이미지

어해도(魚蟹圖), 즉 물짐승을 소재로 한 그림은 여러 가지 길상적 의미가 담긴 상징화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고기는 낮이든 밤이든 항상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위험을 경계할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물고기 그림은 벽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 쌍의 물고기 그림은 부부애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고, 수많은 작은 물고기는 자손번창의 소원이다[1].

어해도에 가장 흔히 등장하는 물고기 중 하나는 잉어이다. 잉어는 힘세고 커다란 물고기이기 때문에 원래 한반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잉어가 하늘을 향하여 뛰어오르는 그림은 '약리도(躍鯉圖)'라고 한다. 약리도는 두가지의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첫째, 잉어가 뛰어올라가면 변하여 용이 된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이 믿음에서 비롯하여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것처럼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출세한다는 뜻이다.
좌측-심사정/어약영일/18세기/종이에 먹과 엷은 색/57.6*129cm/간송미술관. 우측-작자 미상/약리도(躍鯉圖·잉어가 뛰어오르는 그림)/종이에 먹/62.5×116.5㎝/국립민속박물관.

이러한 그림에는 보통 잉어가 아침 해, 파도나 연꽃과 함께 그려졌다. 둘째, 한반도에서는 잉어 꿈이 아들을 얻는다는 길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민화에서는 머리가 남자의 성기처럼 묘사된 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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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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