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4/03/10
ⓒ픽사베이


'뜨거운,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나와는 거리가 있는 단어들이다. 며칠 전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에게 "자신감을 좀 더 가져도 돼."라는 말을 들었다. 다른 누군가는 나에게 '지나치게 겸손하다'라고 했다. 겸손한'척'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딱히 잘났다는 생각이 안 들었을 뿐인데.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말을 하는 걸 보니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면서 다양한 피드백을 받는다. 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댓글부터 글이 좋았다는 칭찬, 일기는 일기장에 쓰라는 말까지 많은 반응들을 본다. 평소처럼 쓴 글이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의 힘에 의해 수 만 명에게 읽히기라도 할 때면,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자아가 꿈틀대는 것 같다. 

'이거.. 내 글이 좀 먹히는데?'

부정적인 반응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늘어나면서 글쓰기에 조금씩 자신감이 붙는다. 주위에서 '잘한다 잘한다'하니까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나도 모르게 '정말로 글을 잘 쓰는 것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좋든 싫든 반응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볍고 편하지만은 않다. 

글 쓰는 게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내가 쓴 글이 평가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려서부터 많은 삶들이 비교와 경쟁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었지만, 글쓰기만큼은 무엇을 쓰든, 어떻게 표현하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옮길 수 있었던 것.

그런데 내가 쓴 글이 뜻하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때로는 분에 넘치는 관심을 받기도 하면서, 기존에 없었던 마음이 하나둘씩 꿈틀대며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이번 글에는 왜 좋아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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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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