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묵고 댕기냐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4/05/08
근 한 달째 허리가 쑤신다. 의사는 아니지만 허리 통증에 대해서는 나름 전문가인데, 본능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낀다. 통증 완화를 위해서는 꾸준한 근력운동과 스트레칭, 앉은 자세를 피해야 하는데 현실은 종일 앉아 일하며 운동이 없는 삶이 가득하다.

시간에 쫓겨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건너뛴 채 일을 하다 보니 퇴근시간이 지났다. 오늘은 한의원 야간진료가 있는 날. 저녁을 포기하고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가면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배고프고 우울하지만 허리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다행일까.

"왜 한 달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습니까!"

애꿎은 의사 선생님에게 투정을 부렸다. 추나치료를 하며 내 몸에 침을 꽂고 밀고 당기며 한참을 조물락거리던 선생님이 한마디 하셨다.

"특별한 건 없는 거 같은데.. 환자분은 왜 갈수록 피곤해지시는 거 같죠?"

컨디션 저하라고 한다. 쉬지 못하니 피곤할 수밖에. 어린이날 연휴 따위 반납한 지 오래고, 평소에도 쉬지를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인 것일까.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수 십 년은 더 일을 해야 할 텐데 벌써부터 몸이 망가지다니.

치료가 끝나고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 그제야 허기를 느꼈다. 그러고 보니 밤 9시가 다 되도록 제대로 먹은 게 없었다. 밥을 먹기는 너무 늦었고 그냥 가자니 아내의 필살기인 "무슨 배짱으로 이 시간에 밥을 안 먹고 들어왔노!" 공격을 받을까 두려워 평소 자주 들르는 분식점에 갔다.

일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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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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