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윈스턴을 추모하며 - 이렇게 한 시절이 지나간다

젠남
젠남 인증된 계정 · 일하고 음악 듣고 글을 씁니다.
2023/06/08
"오, 젠! 생스기빙을 꼭 연주해보고 싶어요. 이 한 곡을 완성해 보는 것이 소원이에요. 가르쳐주세요."

대학 입학 후에 용산 미8군 기지 안에 있는 미국인 가정에 친구와  프리 토킹을 한다고 주말마다 다녔다. 우리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Tim은 군인은 아니고 연구원이었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4명의 자녀의 아빠였다. 영어를 배우며 그 집 아이들과도 친해졌고, 한국인 부인과 수다도 떨며 가까워졌다. 그 집엔 피아노를 치는 이가 아무도 없는데 Tim은 본인도 배우고 싶고 아이들도 가르치고 싶다며 덜컥 그랜드 피아노를 샀고, 수업을 받으러 간 나는 새 피아노 앞에서 뭐라도 쳐보라는 그 집 식구들에게 당시 유행하던 조지 윈스턴의 'Thanksgiving'을 들려줬다.
https://www.youtube.com/watch?v=-najtZwvX-E
Tim의 가족들은 몹시 즐거워했는데 특히  네 아이의 아빠인 Tim은 당장 피아노를, 아니 그 곡을 배우고 싶다고 아이들 두 명과 자신의 레슨 날짜를 정해버렸다. 그렇게 조지 윈스턴의 앨범 'December'는 1995년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 

음악은 만국 공용어니까 영어로 가르치는 일은 어렵지 않겠지.. 하던 내 생각은 첫 수업에서 박살이 났다. 
이제까지는 돈을 쓰는 영어로 친절히 대...
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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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음악 애호가입니다. 에세이 <곤란할 땐 옆집 언니>의 저자이며 국악, 클래식,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다니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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