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에 찔리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11/19
아~.  침대에서 내려 와 바닥을 딛다가 나도 모르게 나즈막히 비명을 내뱉었다.
왜 발바닥이 아프지?
가만 생각해 보니 어제 개집 앞으로 걸어가다가 널부러져 있던 합판을 밟는 순간  악!  하고 소리를 질렀었다.
합판에 못이 튀어나와 있었던 것이다.
못이 신발을 뚫고 내 발바닥을 찔렀던 것이다.
천천히 걷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뛰기라도 했으면 아주 깊게 박힐 뻔한 상황이었다.
처음엔 좀 아팠지만 금세 괜찮아져 잊고 있었는데 하룻밤 자고 나니 통증이 느껴진다.
슬리퍼를 신어도 걷는데 좀 지장이 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건, 아무 탈 없이 멀쩡하게 하루를 살고 또 멀쩡하게 눈을 뜨고 일어나는 것. 그게 기적이고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바로 한 발짝 앞에 못이 곤두서 있을지를 누가 알았겠는가.
합판은 어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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