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를 들어라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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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밥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출처]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작과비평사 1996.
   
수요일 밤마다 이 시를 읽고 있습니다. 아니 읽게 됩니다. 저는 함민복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을 보고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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