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첫눈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1/29
아침나절만 해도 날이 눈부시게 좋았다. 산길을 걸으며 하늘을 쳐다 보았다. 가을 보다 더 깊은 푸른 빛이다. 겉옷을 모두 벗어버린 나무들. 그 아래 수북히 쌓인 낙엽더미 위로 겨울 햇살이 부드럽게 어루만지듯 내려 앉고 있었다.
조용하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
나무들이 모두 헐벗어 산 중턱의 우리집이 너무 잘 보인다. 우리집을 바라보며 걸으며  '이 적막이 너무 좋아.' 가만히 읊조려 보았다.

오후엔 땔감을 날랐다. 남편은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나는 옮기고.
땔감이 많은데도 더 추워지기 전에 더 많이 쟁여놔야 한다며 부지런히 나무를 자른다.
그 말에 아무 불평없이 부지런히 일을 도운 이유는 오늘 모처럼  날씨가 온화했기 때문이다.
그저께는 비가 왔고 어제만 해도 몸을 가누기가 힘들만큼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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